적과 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5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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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고전 <적과흑>은 그 제목에서 먼저 호기심을 끌었다.붉은색과 검은색의 강렬한 대비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붉은색과 연결되는 생각은 피,혁명,사회주의,급진주의.검정색과 연결되는 것은 보수주의,수도원,사제,죽음,우울함 정도였다.요즘 <고리오 영감><창비세계문학-프랑스편><보봐리부인>등 프랑스 고전의 매력에 빠져 있어서 스탕달의 <적과흑>도 기대가 컸지만 기대이상 재미가 있다.

 

  가난한 제제소집 막내아들 쥘리엥 소렐이,화가 베르메르의 작품<델프트>를 연상시키는 도시 베르에르시의 시장 드레날씨집에 라틴어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러브스토리는 시작된다.하지만 소설은 그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라는 스탕달의 신념을 내포한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단순한 애정소설이 갖는 가벼움을 희석시켜버린다.

 

 이 소설은 질곡 많았던 프랑스혁명 전후의 시대로,드레날부인과 쥘리엥과의 사랑은 자유주의와 왕당파간의 갈등,귀족과 하층민간의 계급갈등을 내포한 시대상을 반영한다.하층민인 가족과 융합하지 못한 쥘리엥은 그 시대에도 융합하지 못하는 독특한 시대의 반항아다.한번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사랑해 본 적도 없는 사춘기소년  쥘리엥과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이 결혼한 시장부인 간의 사랑.그래서 두 연인 사이에 펼쳐지는 반사회적 성격의 사랑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긴장감.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책을 읽는 내내 독서삼매경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든다.스탕달은 그 어떤 심리학자 못지않은 연애심리학의 대가로 보인다.

 

  프랑스대혁명이란 시대의 가난한 하층민의 자식으로서, 사제가 되려고 하는 쥘리앙이란 인물의 복잡한 성격은 독자를 당황하게 만든다.19살 시골청년의 순진함과 순수함 속에 감춰진 출세욕은 사랑마저도 신분상승이라는 목적을 향한 위선적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나폴레옹을 숭배하는 쥘리엥의 숨겨진 내면세계는 왕당파 시장가족과도 융합하기 어려운 귀족사회에 대한 반항심이 도사리고 있다.거기에 비하면 드레날부인의 헌신적이고 순수한 사랑은 무모하기 그지없다.쥘리엥과 드네날부인의 사랑은 시대성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쥘리엥은 드레날부인과의 연애사건을 피해 달아난 신학교에서 조차 음모와 위선의 한가운데 놓인다.종교라는 가면을 쓴 신학교에서 쥘리엥같은  자유주의적인 사상을 가진 하층민은 음모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리오 영감>에서 가난한 법학생 외젠 드 라스티냐크와 같은 프랑스 고전의 많은 주인공들이 들어가고자 열망했던 사교계진출을 시도하는 쥘리엥. 앙시엥 레짐의 복원을 꾀하려는 왕정복고 이후시대의 상류사회는 극도의 권태를 내보이고 있다.쥘리엥의 복잡한 성격이 상류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 2권이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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