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서양고전 목록에 포함된다.하지만 자질구레한 것들이 빠져버리는 희곡은 내가 가장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장르중 하나다.그래서 이 책을 여러번 들었다놨다 몇 번 펼쳐보거나 할뿐 읽을 엄두내지 못하고 있었다.그나마 얇으니까,재미없어도 한 번 읽기를 시도해봐? 라는 각오로 펼쳤다.그런데 또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이 작품은 원전의 약75% 정도를 발췌하였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고,그럼 책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됐지만,원전의 문학성을 전혀 훼손하지 않도록 했다는 편집자의 말을 믿고 읽기로 했다.
< 해설><지은이 연보>들 모두 포함해도 131쪽밖에 안 되는 핸드북이기때문에 희곡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읽기에 별로 부담이없고 제1막과 제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극적인 사건진행은 비교적 단순해서 '오페레타'에 가깝다.이 작품은 브레히트가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1728년>를 번안하고 쿠르트 바일이 노래를 작곡해서 새로운 형식의 '음악이 있는 극작품'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내 <서푼짜리 오페라>로 제목이 바뀌었다.
<거지 오페라>는 당시 영국의 정계와 사회의 부패상을 풍자하는 새로운 형식의 발라드 오페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그 후 다른 작품에 패러디되기도 했다.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20세기 초의 독일 시민사회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그의 실랄하고 공격적인 문체와 바일의 빠른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여러가지 서사적 기법들이 사용하여 현대 연극 발전의 기초를 마련했다.
'거지들의 친구'라는 회사의 사장인 피첨이 먼저 등장한다.피첨은 구두쇠적인 면이 있다.인간심리를 꿰뚫어보는 그의 대사가 웃음을 자아낸다.또한 그가 돈벌이에 이용하는 장비인 인간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다섯 가지 기본유형은 철저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피첨에게 자신의 딸 폴리는 노후대책용일 뿐이다.그런데 사업상 적수인 노상강도단의 두목인 매키 메서가 그의 딸을 꾀어 그들 몰래 결혼식을 한다는 것을 알고 피첨은 매키를 경찰에 고발해 교수대로 보내려고 한다.매키와 친구인 경찰브라운은 사업상공생관계다.
매키 메서는포주로 창녀루시의 기둥서방이고 경찰브라운과는 친구사이,경찰 브라운 몰래 브라운의 딸 루시와 결혼한 사이다.그는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가지만 창녀 제니의 배신으로 체포된다.그가 교수대로 가는 날은 여왕의 대관식이 있는 날이다.그래서 여왕의 특별사면으로 인해서 극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매키 메서에 대한 여왕의 특별사면은 극의 반전으로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현대정치와의 시의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하다.이 작품은 돈이면 뭐든 다 될것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실랄한 풍자와 힘있는 자들의 횡포,그들에 의해 조종되고 끌려 다니는 서민들의 모습등을 꼬집고 있다.
이 작품을 내가 얼마만큼 이해했는지 아니면 오독한 것은 아닌지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다른 이들의 서평도 없고,그래서 상당히 아쉽다.저자의 해설이 나와있기는 하지만 너무 포괄적이라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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