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 이외수님의 작품을 <하악하악>으로 처음 만났고,<사부님 싸부님1,2>를 만났다.이 작품들은 모두 기인 이외수님의 모습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우화집이다.<외뿔>은 <사부님 싸부님>과 비슷한 삽화가 예쁜 핸드북이다.자투리 시간에 아무런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주인공 작은 물벌레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나의 모습이기도 하다.우화상자 속에 들어 있는 물벌레 띠끼의 눈으로 본 삼라만상.인간 세계의 모습을 강원도 춘천의 의암호와 부근에 살고 있는 달팽이.몽돌이.가물치.도깨비.어류들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식으로 그리고 있다.
사랑의 실체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미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P6)
한평생 쎄빠지게 기다가 주거야 하는 열등감.
한평생 싸나운 물고기들에게 쪼끼다가 주거야 하는 열등감.(P17)
인간세상의 행태를 어류의 먹이 사슬에 빗대어 말하기도 하고, 외모만 중요시 하는 요즘세태와 인간의 인간에 대한 불신,어리석은 종교 맹신,우리나라 교육의 행태,영어맹신행태,논문표절에 대해서도 비웃어준다.또한 갈수록 높아지는 지능으로 탐욕만 키우는 인간들의 행태를 꼬집기도 한다.이 책이 2001년의 작품이지만,요즘도 TV에 떼거지로 몰려 다니는 텔레토비 같은 정.제계의 오리들을 한껏 비웃어준다.
물풀이 그들의 기득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그들은 죽을 때까지 물풀의 존재를 망각한 채로 살아갈 것이다.(P219)
글을 읽고,삽화를 보고 있노라면 강원도 어느 호수에서 물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는 도인이 다 되어버린 이외수님의 모습이 보인다.많은 것을 말하고 있지만,별것 없는 것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책이다.그러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역시 날카로우셔!' 감탄이 나게도 하며,웃게도 만든다.인간의 어리석음,찰나같은 인생의 덧없음,사랑을,고독을 이외수식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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