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문 밀레니엄 북스 22
앙드레 지드 지음, 김동호 옮김 / 신원문화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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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성경에서 좁은문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말한다.흔히 말하는 나이롱신자였던 나는 성경을 일독하지 못했다.구약은 읽다가 말았고,교회에서 <십계>영화로 봤다.신약은 그래도 반쯤 읽었다.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성경에 관한 지식은 대부분 목사님에게서 들은 것이다.제목만 보고선 이 책이 너무 기독교적이어서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반쯤 읽고나서 보니<전원교향곡>은 언젠가 다른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었다.아마도 단편집에서 읽었으리라.이 책에서는 앙드레지드의 <좁은문>과 <전원교향곡> 두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좁은문>

 12살의 주인공 제롬은 두살 연상의 외사촌누이 알리사를 사랑한다. 2년후 제롬은 알리사와 약혼하길 원하지만 그녀는 약혼을 원하지 않는다.그러던 어느날 알리사의 여동생인 쥘리에트가 제롬을 사랑하기 때문에 희생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하지만 쥘리에트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고서도 여전히 그녀는 약혼을 꺼린다.제롬은 무엇때문에 그녀가 약혼을 하지 않으려 하는지 답답하고 애가탄다.외삼촌이 돌아가시고나서도 그녀는 약혼을 하지 않으려 한다.서로에게 확신이 없는 그들의 사랑은 결국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제롬과 알리사의 청순한 사랑이 읽는 이를 가슴졸이게 만든다.무엇때문에 알리사가 약혼을 하려 하지 않을까? 혹시 그녀가 죽을 병에 걸린게 아닐까? 하지만 그녀가 떠나고 요양원에서 죽은 후 제롬에게 남긴 일기를 통해서 그녀가 왜 약혼를 하지 않으려 했는지 제롬은 알게 된다.그녀는 인간을 사랑하는 것과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 사이에서 무던히도 고통을 받은 듯 하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써라.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은 넓어 그곳으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누가복음 13장 24절

 

 <전원교향곡>

 라 브레비느 교회 목사는 죽은 할머니 곁에 남겨진 어느 눈먼 소녀를 데려와 키운다.그 소녀는 제르트뤼드다.그는 세상과 단절되어 인간적인 요소가 거의 없는 소녀를 인간적인 삶으로 이끄는데 최선를 다한다.어느 순간 그는 아들 자크가  제르트뤼드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둘의 사이를 갈라 놓는다.소녀는 자신이 사랑한 이가 목사님이라고 알고 있었고.목사도 자신이 소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다.하지만 소녀가 눈을 떴을 때 ,소녀와 아들자크,목사는 각자 믿었던 것들이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에 한계가 있다면,하나님이시여,그것은 당신이 만드신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짓일 것입니다(P289) 이 문장은 목사의 갈등을 가장 잘 표현한 글이다.<좁은문>은 알리사의 세속적인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간의 갈등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전원교향곡>은 목사의 눈먼 소녀에 대한 헌신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이 사랑으로 변하면서 신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목사로서의 인간적인 갈등이  가슴아프게 그려지고 있다.그림처럼 동화처럼 아름답고 숭고한 두 편의 사랑이야기가 가슴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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