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김욱동.염경숙 옮김 / 현암사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서양 고전에 속한다.<호밀밭의 파수꾼>은 저자 셀린저 자신의 자전적 모습을 많이 투영하고 있는 성장소설이다. 셀린저의 성장배경인 부유한 집안환경,학교에 적응하지 못 하고 퇴학당했던 경험등을 담고 있다.주인공이 자신의 성장기의 한 시기인 질풍노도기를 자전적으로 풀어가고 있는 일기처럼 쓰인 소설이다.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지나왔던 어둡고 긴 사춘기라는 터널을 이 소설은 너무도 잘 그려내고 있다.퇴학당한 한 소년이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찬 세상에 눈떠가는 과정을 10대들이 즐겨 쓰는 속어와 비어를 사용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큰 키에 희끗희끗한 새치머리, 17살 펜싱팀 주장 홀든 콜필드는 펜시학교에서 네 과목 낙제로 퇴학당한다.홀든에게는 이 학교가 네번째 학교다.소설은 그의 16살부터 17살까지의 기억을 주로 그리고 있다. 농구팀 센터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인 두살 많았던 스트레들레이터와의 사이는 상당히 거친 싸움까지 간다.그 둘다 반항적이고 불안하고 우울한 사춘기를 보낸다.

 

 홀든은 위선적인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크게 드러낸다.그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는 일그러진 모습이다.감수성이 예민한 홀든에게 아무때나 찾아오는 외로워서 죽어버리고 싶은 감정들.모든 것이 우울한 사춘기 소년.그의 눈에 비친 삶의 모습에 너무나 서글퍼진다.

 

 형은 작가이고 죽은 동생 앨리는 천재였지만 홀든은 자신만 둔재라고 말한다.아버지는 기업체의 고문 변호사로 상당히 부자다.여동생 죽음으로 엄마는 신경이 날카롭다.그는 학교에서 쫒겨난 것이 부모님께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뉴욕으로 간다.홀든은 부잣집 아들답게 호텔에서 돈은 물쓰듯 탕진한다.뉴욕에서는 돈만 있으면 귀신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홀든.이 책은 가장 미국적인 성장소설이라는 생각이든다.

 

 이 소설은 사춘기 소년의 소외와 고립,방황,고통,공허한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어른들의 세계에 염증을 느끼는 소년이 느끼는 구토와 메스꺼움은 싸르트르가 <구토>에서 느끼는 허무함과 비슷한 면이 있다.소년은 스스로 알을 깨고 태어나는 병아리처럼 사춘기라는 긴 터널의 끝에 서게된다.소년은 그것을 어른이나 스승이 아닌 가장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통해서 발견해 낸다.

 

  이 책의 재목이 왜 호밀밭의 파수꾼일까? 무척 궁금해 하면서 읽었다.책의 후반부쯤 가야만 이 책의 제목과 걸맞는 내용을 만나게 된다.드넓은 호밀밭의 끝에 벼랑밖에 없는 현실에 비틀거렸던 홀든은, 자신만은 호밀밭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 싶어한다.그것이 비록 환상에 불과할지라도. 이 책은 재미있는 소설은 아니다.오히려 재미를 찾는다면 끝까지 읽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자신이 지나왔던 사춘기를 뒤돌아 보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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