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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녘의 왈츠 - 제국의 붕괴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ㅣ 역사 속으로 떠나는 비엔나 여행 2
프레더릭 모턴 지음, 김지은 옮김 / 주영사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체에 지방이 쌓이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게되고 결국은 혈관이 터져버리는 것처럼,그 모든 것들이 한 곳을 향하여 흐르다가 어떤 한 지점에서 뭉쳐 결국은 폭발하는 것이 전쟁이라는 생각이 든다.역사도 그 무엇의 흐름이란 생각이 든다.전쟁은 분출되는 용암과 같은 것이다.역사의 흐름은 멈출수가 없다.그냥 흐름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문명의 위기 전쟁은 광기다.
이 책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13년부터 전쟁이 일어난 시점인 1914년까지 제1차세계대전의 발발원인과 그 배경을 소설로 그려냈다.대부분 제2차대전의 발발 배경과 결과는 잘 알지만,제1차세계대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그것은 아마도 젊은세대와는 먼 거의 잊혀져가는 세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제1차 세계대전은 누구의 작품일까? 베르히톨트 백작이 제조한 거대한 폭탄이 호요스,요제프 황제에 의해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한다.
저자는 이 전쟁이 과연 우연히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 의문을 제기한다.세상에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다.나비효과처럼 인간의 작은 행동하나도 결국은 역사의 한 부분을 이루는 작은 퍼즐조각이다.다만 우리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어쩜 역사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1차세계대전은 레틀대령의 자살을 신호탄으로 ,아주 사소한 작은 불씨에 의해 촉발되었다.그것은 십대소년 프린치프에 의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당한 사라예보사건이다.하지만 그 작은불씨 뒤에는
스탈린,무솔리니,히틀러,프린치프등 진보라는 시대의 흐름이 있었다.그 무엇이든지 고인것은 썩는다.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의 황실이나,실업률과 자살률이 최고에 이른 세기말의 비엔나의 풍경,쇤베르트의 무조음악,스트라빈스키의 <봄의제전>, 니체사상의 치명적인 독을 빨아들인 지식인들,그 시기 세계의 모든 것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다.
전쟁의 불씨가 됐던 오스트리아 황실의 대결구도, 사회주의 두 축이 됐던 레닌과 트로츠키의 대결구도,세계인류의 정신을 대변한 정신분석학의 프로이트와 융의 대결구도를 함께 그려나가는 점에서 저자의 글솜씨에 찬사를 보낸다.거기다 프로이트의 이루지 못한 야망을 한니발과 모세의 이루지 못한 정복에 비교한 부분이 대단히 멋있는 표현방법에 추가되었다.
낯설은 이름들과 지명들, 친숙하지 않은 사회주의자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해서 약간 어렵게 느껴지지만 세련되게 잘 쓴 글이다.자칫 재미없고 어려울 수 있는 역사소설을 저자의 세련된 문장표현력이 소설을 재미있게 이끌고 간다.
책 중간부분 285쪽부터 주요인물들과 당시 사건의 사진이 실려있다.또한 책의 뒷부분에 1913년과 1914년 당시 유럽의 발칸반도의 지도가 나와 있어서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들여다보면 책을 이해하기 쉽다.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가 살아 있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아니면 잠시 보류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