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셀러
아우구스토 쿠리 지음, 박원복 옮김 / 시작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드림셀러라는 어감은 예쁜 말이기도 하지만 자기계발서적의 냄새를 풍겼다.그래서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적이려니 생각했다.그런데 소설이네!! 별로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천천히 책장을 넘겨 훓어 보다가 놀라고 말았다. 지식인으로 불리는 교수가 자살소동을 벌인다? !! 지성인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엘리트그룹에 속하는 교수가 어떤 이유로 자살을 하려는걸까? 자신의 사회적명성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아픈 사정이 있어서 자살을 하려는 것일까? 라는 안쓰러움보다는, 사회의 상위1%에 속하는 리더그룹이 자살 소동을 벌이는 이유가 더 궁금했다.
 

 메트로폴리탄 중심가의 아메리카 가와 유럽 가가 만나는 교차로에 있는 메가소프트 그룹 소유의 산파블로 빌딩의 20층 난간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는 40대의 사회학교수 줄리우 세자르 램버트. 정신과의사,소방대원,경찰관 그 누구도 그를 설득하지 못한다.하지만 걸인같은 모습의 한 남자가 그를 자살소동에서 구출한다.

 

"어이,이제 그만 좀 뛰어내리지 그래? "(P15)  남의 불행을 그저 쇼로 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현대인 구경꾼들의 심리를 너무도 현실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는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았지만,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는 데엔 그중 어느 한 언어도 사용할 수 없었다.(P14) 그렇다,자기 자신과도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변호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바로 사형선고를 내리지.(P26)

"인생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사람에게는 쉼표 하나,그저 쉼표 하나를 팔고 있소"(P48)

 

 바쁘다고 생각할 틈이 없는 현대인의 소외,공포와 고독.자본주의체제자체에서 오는 소외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그는 현대사회를 거대한 정신병원으로, 무덤으로,현대인들을 사회체제의 노예로 표현한다.미쳐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는 사회체제 속에서 병들어 가고 있는 현대인이다. 저자의 이력이 말해주듯 심리학자,정신과의사 답게 그는 인간의 내면 세계를 날카롭게 들여다 보고 있다.나는 누구인가?  인간의 본질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우리의 사고에 어떤 틀처럼 굳어버린 편견,고정관념,전형등에 문제를 제기한다.

 

 '꿈이란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안주하는 데서 벗어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오."(P73)

"성공이 안고 있는 위험은 사람을 일하는 기계로 변하게 한다는 거지.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꿈을 꾸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네"(P151)

 

 읽다보면 한 문장도 버릴 것이 없다.놀라움의 연속이다.읽으면서 많은 등장인물들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었고,그들의 숨겨진 광기 안에서 나의 드러나지 않았던 광기를 깨닫게 된다.이 책은 소설이면서도 자기계발,심리학,철학서적의 장점을 복합적으로 취하고 있다.소설이지만 결코 소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의사로써 진찰한 환자들의 예를 많이 응용했으리라 생각된다.읽으면서 내 자신을 철저히 들여다보게 되고,위로 받을 수 있었다. 

 

삶에서 철학이 빠지면 껍데기만 남을 뿐이다.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지 못하면

인간이 아름다운 여명 속에 장엄하게 떠올랐다.

노을 속으로 사라지는 햇삵과 같은 존재임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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