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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셀렉션
데이브 프리드먼 지음, 김윤택 외 옮김 / 지성사 / 2009년 8월
평점 :
요즘 서해와 동해바다에 식인상어가 출현한다고 해서 바짝 긴장했다.또한 신종인플로엔자의 확산은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얼마전까지 남해와 서해의 어부들에게 시름을 안겨준 적조의 출현 ,어쩜 이 모든 것이 소설의 플롯과 비슷한 현상이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다.인간의 손길이 닿지않는 지구상의 어딘가에서는 매일 매일 그 무언가가 진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다만 우리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란 것을!!!
생물학과 소설의 결합으로 이렇게 환상적이고 매력적인 작품이 탄생할 줄은 몰랐다.뛰어난 생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과학적 사실성의 극대화,섬세한 관찰력,바다라는 공간적인 깊이와 넓이는 상상을 초월한 작품을 빚어냈다. 630쪽 분량이지만 엄청난 흡입력을 발휘한다. 논리적인 가설과 추적은 추리소설같은 재미를 더해준다.실제의 예는 진화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만든다.
채드 톰킨스와 그의 친구들은 요트를 즐기기 위해 클라리타 섬으로 향한다.그들은 스텔스 폭격기처럼 생긴 가오리의 종류같지만 가오리의 어떤 종류에도 속하지 않은 종의 출현을 목격한다. 한편 수족관에서는 쥐가오리가 왜 모두 죽었는지 수수께끼다.확인되지 않은 그 종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이 긴장감이 넘친다.그러면서도 저자의 글에서는 유머감각이 있다.
풍부한 해양지식에 기반한 가설이 제기된다.다윈의 진화론으로 볼 때 돌연변이 유전자로 인한 장애로 인한 이상 종의 출현은 먹이사슬의 맨 아래 존재하는 바다의 플랑크톤 수치에 이상이 생기고, 플랑크톤이 공격을 받을 때 방어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들은 켈프라는 해양식물의 흔적을 따라 종을 추적한다.
해양 전염병으로 회색디스템퍼 바이러스의 네 번째 변종으로 일어나는 GDV-4는 변종생물을 공격해서 그 종을 말살 시키려한다. 변종생물인 포식자는 플랑크톤과 바다생물을 무섭게 공격해서 생태계를 파괴하려 한다. 바다생물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인간이 아닌 바다생물들의 입장에서 보여준다.종들의 환경이 바뀔 경우 종의 진화 과정이 점진적,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이 종의 선구자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책의 중반부까지는 다양한 생물학적 지식을 토대로 진화론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반면,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공상과학영화와 같은 느낌이 든다.<조스>,<주라기 공원>을 보는 느낌이다.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간과 생존게임을 벌이는 악마가오리의 실체를 보면서 인간도 지구에 생존하는 생물들의 적자생존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아쉬운점은 소설적인 장치로 사용된 생물학적 지식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일반인 독자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그것은 소설이나 팩션이 가진 어쩔수 없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지만,그런 점들에 대한 사실성에 확인이 추가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우리가 몰랐던 바다세계에 대한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력의 산물일까? 스케일이 큰 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