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탐정소설이라면 <명탐정 홈즈>와 <괴도 뤼팽>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홈즈>와 <뤼팽>은 탐정소설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그래서 <홈즈>는 소설이지만 사실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증거,인과 관계등에 사실성을 부여한다.<뤼팽>은 <홈즈>보다는 우연이나 허구성을 더 크게 부각시킨다.그런데 <명탐정 더크 젠틀리>는 허구,환상,공상,미스터리,사실적인 요소,블랙유머,초현실성 등이 모두 어우러져 있다.탐정소설의 새로운 기법들이 돋보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케임브리지 대학교는 허구이지만 실제와 같은 재미를 준다.등장하는 교수들도 괴팍하기 그지없다.학교의 콜리지 기념 만찬에서 <쿠빌라이 칸>이라는 시가 낭독된다.컴퓨터 두뇌인간 전자수도사는 내부에 결함이 생겨 무작위로 모든 것을 믿어버리고,비디오 녹화기와 실수로 교차 연결이 되는 바람에 비논리 회로가 터져버린다.그래서 전자수도사는 배운지 2분밖에 안 되는 언어로 받은 지시 '총질을 하라'를 실행시켜 버린다. 언어의 유희나 다의성을 진짜 인간처럼 똑같이 받아 들이지 못하는 전자 수도사의 실수를 보면서 웃음도 나오지만,그런 일이 미래에 진짜 일어난다면 무시무시하다.충격적인 미래가 그려진다.

 

 테크놀리지 회사의 CEO 고든 웨이는 어디를 가든 자동응답기에 이야기를 남겨 놓는다.고든은 차 트렁크 이상을 확인하다가 총에 맞아 죽는다.죽었지만 유령으로 떠돌아 다니는 고든은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시도한다.고든의 유령을 보고 사고를 낼뻔한 리처드는 용의자로 지목되고, 담을 통해서 수잔의 집에 침입하는 리처드를 더크가 우연히 목격한다.그런 일련의 관련성으로 리처드는, 대학시절 시험문제의 예언이 100% 적중해서 퇴학당하고 감옥에 갔던 친구 더크의 탐정 사무소를 찾는다. 

  더크는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자부한다.더크는 리처드에게 이것을 이해 시키기 위해 슈뢰딩거의 고양이 개념을 새로운 각도로 분석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실험자가 상자 안을 들여다 보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즉,고양이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중첩 상태인 것이다.하지만 더크는 투시력을 가진 초능력자를 참여시키면 어떻게 되겠나? 의문을 제기한다.양자역학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사건을 추리하는 것보다 40억년이라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타임머신 설정이 더 재미있다.한마디로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의 진행이기 때문이다.책을 읽고 있지만 SF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각자 이질적인 요소들이 사건과 관련성이 전혀 없어보이지만 어느 것도 관련이 없는 것이 없다.초현실적인 타임머신은 불교에서 말하는 '겁'이라는 동양적인 내세관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현실과 초현실을 수시로 왕래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잘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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