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패턴 - 루스 베네딕트 서거 60주년 기념, 새롭게 탄생한 문화인류학의 고전
루스 베네딕트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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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으면 좋은 책
황금가지 -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지음 |이용대 옮김

 

  루스 베네딕트는 <국화의 칼>이라는 일본문화를 분석한 책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다른 분들의 리뷰로나마 <국화의 칼>을 읽어본 느낌은, 동양인인 우리보다 서양인인 그녀가 더 일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1887~1948년까지 생존했고,이 책은 Patterns Of Culture(1934)를 완역한 것이다.문화 인류학은 학문의 역사가 짧다.그녀의 다른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세계 원시종교에 대해 연구한 13권의 책을 한 권으로 요약한 <황금가지>를 읽어봤기 때문에 <문화의 패턴>과 <황금가지>를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는 기독교의 근원이 그리스로마신화나 원시종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쓰여진 글이다.그래서 루스 베네딕트가 비판한 것처럼,프레이저는 문화적 특징을 논의하는 데만 집중했을 뿐 문화적 통합의 여러 양상들은 무시하고 있다.하지만 프레이저의 글 솜씨는 루스 베네딕트의 글보다 일반인이 읽기에 재미있다.또한 프레이저는 그 나름대로 문화인류학에 기여한 가치가 크다.

 

 <문화의 패턴>은  북아메리카의 두 인디언 부족인 주니 족(미국 남서부 푸에블로제도)과 콰키우틀 족(알레스카), 동부 뉴기니의 도부 족의 문화를 비교하고 있다.그녀가 표본을 세 부족으로 축소한 이유는 프레이저처럼 너무 많은 부족의 이야기를 다루거나,현대의 서구 문화의 복잡함을 피해  원시부족은 비교적 간단한 관점에서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직접 관찰하거나 부족의 생존자에게 직접 들은 믿을 수 있는 자료만 사용하고 있다.

 

 주니 족은 아폴로적으로 중도에 머물며 파괴적인 심리 상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주니족은 개인주의를 강하게 불신하고 협동적 관계를 중시한다.그들은 또한 공식적인 절차를 지키는 것을 좋아하고,절제를 높이 평가한다.하지만 주니 족의 질서는 결코 유토피아가 아니가 아니다.

 

 도부족과 콰키우틀 족은 디오니소스적으로 "존재의 통상적 경계와 한계를  파괴"함으로써 그 가치에 도달하고자 한다.도부 족은 백인들이 점령하기 두해 전까지 식인종이었다.그들의 삶은 주술이 지배하고 배신과 의심이 바탕을 이루고,다른 사람의 손실은 나의 이익인 세계다.그들의 문화는 지옥 그 자체다. 현대의 물질문명인들의 뒷 모습을 보는 것 같다.도부 족은 문화의 특징이 잘못 발달하면 어떤 형태가 되는지 잘 보여준다.

 

 콰키우틀 족에 대해서는 다른 부족의 자료와 지금은 사라진 그 문명에 참여했던 노인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다.이 문화에서는 남녀관계,종교,불행한 사건까지도 재산의 분배와 파괴를 통해 우월성이 과시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너의 이익이 곧 나의 이익인 세계다.그녀는 서구 문명의 라이벌의식을 비판하고 있지만, 우리사회의 지나친 경쟁의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문화의 정체성이란 스펙트럼의 어떤 부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P59) 문화의 특징은 그 문화 내에서 발달된 선택의 무의식적 기준에 힘입어,어떤 지속적 패턴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문화가 주변 환경을 다르게 활용함으로써 다른 문화가 생겨나고,그런 문화의 흔적의 해석이 문화의 다양성을 만들어 낸다.그녀는 문화의 서로 다른 양상들 사이의 관계는, 다양한 패턴을 따라갈 뿐 어떤 일반화에 종속되지 않음을 증명한다.베네딕트 박사는 문화의 통합형태가 곧 문화의 특징이라고 진단한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와 그 문화가 강조하는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그녀는 서양인들의 문화만을 보편적인 틀에 맞춰버리는 그들의 우월감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비유한다. 서양 문명 속의 전쟁은 문화적 특징이 잘못 발달하면 얼마나 파괴적이가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다.세 부족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화를 되돌아보게 된다.<문화의 패턴>은 개인과 사회,문화의 관계를 돌아보고,각 문화에서 정상성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예:동성애)의 문제를 어떻게 껴안아야 하는지 답을 제시하고 있다.그녀는 앞으로 문화인류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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