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들의 세계사 보르헤스 전집 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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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사람은 기억을 통해 여행을 한다.-P149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를 읽고 그의 글에 반해서 <칠일밤>을 읽었다.<칠일밤>을 읽고 보르헤스의 세계를 더 알고 싶어서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접했다.그의 세계는 상상의 존재들,환상들,미로들,단도들,거울들로 가득차 있다.보르헤스의 글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5개국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나라의 서적까지 그는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축복을 받았다.먼저 읽은 두 권은 그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들이다.<불한당의 세계사>는 단편들의 묶음이고,그의 작품 중 초기의 글에 해당된다.이 작품의 성격은 세계주의,대중예술의 소설 문학에로의 차용,환상적 사실주의,상호 텍스트성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P124)

 

 보르헤스의 독서 세계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그의 작품들은 세계의 여러 나라의 작품들을 인용한 경우가 많다.그것은 독서의 폭이 좁은 독자들에게 조금 난해할 수가 있다.그래서 그의 작품들에는 주석이 많이 달려있다.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주석이 상당히 큰 역할을 한다.다른 작품들에서는 세계의 여러나라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인용이 많지만 이 작품은 세계 여러나라의 작품을 다시쓰기 한 작품으로 보르헤스는 참고문헌을 밝히고 있다.

 

 스페인,미국,호주,칠레,페르시아,중국,일본,아랍,아르헨티나 등 세계 여러나라를 배경으로 8개의 단편과 1편의 기타등등(6개의 아주 짧은 이야기들)을 싣고 있다.그 중 「 장밋빛 모퉁이의 남자 」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보르헤스는 이 작품들이 동떨어진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열거,끝이 열려 있는 급작스러운 종결,한 사람의 생애를 두세 개 장면에로의 축약 등과 같은 몇 가지 기법을 차용하고 있다.특히 「 장밋빛 모퉁이의 남자 」가 가장 독특한 작품이다.프란시스꼬 레알이라는 악당과 칼잡이 로센도의 대결과 그들 사이에 낀 로센도의 애인 루하네라의 이야기로 영화,추리소설,같은 기법이지만 범인이 누구인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악당의 용기,분노,수치심등 개인적인 가치를 다루고 있다.

 

「 여해적 과부 칭 」은 연의 원리를 본떠 만든 용들을 보고 , 여우가 계속해서 배은망덕한 행위를 하고 끝없이 나쁜 짓만 하고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여우를 보호했던 용에 대한 아리숭한 전설을 떠올리며,칭이 황실 수군에 항복하는 이야기다. 참고문헌을 밝히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의 작품을 다시쓰기 한 것 같다.동양문학에 대한 보르헤의 관심과 애정을 드러낸 작품이다.

 

「부정한 상인 몽크 이스트맨 」에서 갱단의 두목 몽크 이스트맨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소란 속으로 참여하기로 결심했고,보병 부대에 지원했다.(P56) 또 다른 소란이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악당 몽크가 악당 독일을 상대로 싸운것이다.이 부분에서 한참 웃었다.이 작품에서는 영화 예술적 요소인 컷(cut)의 구성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의 흐름이 지역주의를 걷고 있을 때 보르헤스는 세계주의를 향하고 있었다.보르헤스는 <허구적 예언>으로 추출한 기호학,상호 텍스트성,해체주의,환상적 사실주의,독자반응이론,마술적 사실주의,후기구조주의,포스트 모더니즘과 같은 20세기 후반 서구의 본체를 결정짓는 그러한 충격적인 패러다임들이 모두 보르헤스로부터 나왔다.(P155)

 

 보르헤스가  타자의 작품을 다시 쓰기하는 이유는 빠롤(parole),즉 동시대에 통용되고 있는 언어의 문제,모든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의 재구성일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그의 생각에서 기인한다.보르헤스의 작품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의 인물,무대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경험의 산물이 아닌 책을 통한 간접경험이다.보르헤스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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