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북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유영희 옮김 / 끌림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메타픽션이란 작가 자신이 자기가 쓴 글에 대해 의심하고 불신하고 환상,상상 등을 하면서 자기 자신의 글을 쓰는 행동에 대한 자의식을 말한다.스릴러는 공포심리의 자극, 빠른전개,흥분,악당의 출현등을 필요로 한다.이 책은 소설과는 조금 다르고 추리소설로 하기에는 깊이가 있다는 이유로  메타픽셔널 스릴러(Metafictional Thriller)라는 새로장르에 포함된다.저자 조란 지브코비치는 우리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유고슬라비아의 작가다.중세의 역사소설과 같은 느낌과 환상적인 느낌,추리소설 같은 재미,러브스토리도 가미되어 있고,참 복잡 미묘한 맛이다.한 권의 책이 가져오는 파괴적인 이야기로 이 책은 한 번 손에 쥐면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내려 놓지 못하게 한다.
 

 그 이름에서 고서의 향기가 나는 파피루스 서점에서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서점의 주인은 베라 가브릴로비치(베라)로 여자다.이 책의 화자인 나는 데얀 루키치 형사(데얀)다.애서가이자,독자,또는 고객의 죽음은 자연사,즉 원인불명의죽음이다.유일한 죽음의 단서는 책밖에 없다.서점에서의 죽음은 또 다른 고객으로 이어진다.서점에오는 고객들 중 취향이 독특해서 은어로 환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는다.그들이 사망한 공통점은 책을 펼쳤을 때만 죽는다는 점이다.수사의 촛점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모방한 범죄에 맞춰저 책에 비상이 묻었을 것으로 맞춰가지만,루키치 형사는 에너그램과 같은 방식의 낱말로 책의 이름을 찾아낸다.

 

 노트에 적힌 내용은 내가 발견한 흔적들을 적은 거예요.무수히 많은 문학작품에서 은폐되거나 비밀로 남겨지거나 위장된 흔적들,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흔적들 말입니다.(P92)

 

 루키치 형사가 베라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꼈던 데자뷰(deua vu,데자루deja lu)현상이 환상적인 요소로 등장해서 아주 독특한 책 소설이 탄생한다.우리가 현실에서 이곳은 언제가 내가 와 봤던 곳이야! 이 일은 내가 꿈 꿨던 일과 비슷해! 라고 자주 느끼듯 그런 환상적인 순간순간들이 모여서 이 책은 한 권의 내용을 이룬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그 책이 상상 속에만 존재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점이었다.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P71)

 물질과 반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와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둘은 상대를 파괴하니까 절대 서로 만나서는 안 돼요.두 현실이 교차할 때,파괴는 다른 세계의 가공물과 접촉한 사람이 죽는 형태로 나타나지요.(P273)

 

 죽음을 당하는 애서가들의 행동의 기괴함도 재미있고,한 권의 책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추리소설과 같은 재미를 더해준다.처음부터 누가 범인일까? 책의 제목이 무엇일까? 책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있기에 그 책을 읽는 사람마다 죽는 걸까? 호기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독자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결말은 그 창의력에 놀랄 수밖에 없다.아마도 그 책은 어딘가에서 지금쯤 잠들어 있을 것이다.한세기 후쯤 깨어나서 그 책을 펼치는 독자를 죽음으로 몰고 갈지 모른다.내가 만약 서점에서 최후의 책을 만나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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