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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 작은 나라와 겁나 소심한 아버지와 한심한 도적과 자식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이를 두고 페루로 가 버린 부모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새와 위험하지 않은 대결과 이상한 휴대전화와 당신이 모르는 뉴욕의 비밀
닉 혼비.조너선 샤프란 포어.닐 게이먼.레모니 스니켓 외 지음, 이현수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10명의 저자의 이력이 화려하기 그지없다.거기다 서문을 쓴 레모니 스니켓의 이력도 화려하다.제목 또한 뭐라 꼭 집어 말 할 수 없어서 픽션이라고 한 것 같다. 레모니 스니켓은 '책의 서문이란 약병에 붙은 주의 사항과 같은 거다.읽으려 드는 사람도 거의 없을뿐더러,안에 위험한 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안 순간에 이미 죽은 목숨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책의 마지막장에 옮긴이의 글을 보면 옮긴이 이현수님도 한 몫을 한다.'옮긴이의 글'이란 신문에 끼워진 백화점 전단지와 같은 거다.신문을 두껍게 만드는 데 기여하지만,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다...하지만 일반화 시키지는 않길 바란다.
닉혼비의 <작은 나라>는 한 마을 정도 크기의 '챔피나 '라는 나라의 사람들이 모두 축구에 빠져 산 다.축구를 싫어해서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7살짜리 스테판이 축구팀에 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체스의 전술을 축구에 접목시키면서 실력이 향상된다는 창의적인 이야기다.리처드 케네디의 <카울릭에서 벌어진 시합>은 정말 웃기면서 지혜가 넘치는 이야기다.돼지뼈와 열다섯명의 그의 부하들에게 윌리는 내기를 제의한다.그래서 다섯명은 마구간에 가둬버리고,다섯명은 지붕위에 올라가서 못 내려오게 한다.그리고 나머지는 소리지르기 내리기를 해서 보안관이 체포하게 만든다.
샘 스워프의<시무어의 마지막 소원>은 고양이1138마리를 키우는 엄마가 고양이에게만 관심을 주고 시무어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그러던 어느날 시무어는 요정을 잡았는데,요정이 풀어주는 댓가로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하지만 실수로 시무어는 괴물로 변하고,다시 작은새,마지막 소원도 너무 성급하게 말하는 바람에 엄마가 좋아하는 고양이로 변해버린다.클레멘트 프로이트의 <그림블>의 열살쯤 먹은 그림블의 부모는 소탈한 방관자처럼 보인다.어느날 부모님은 그림블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메모만 남기고 닷새동안 여행을 떠나버린다.하지만 부모가 없는 동안 집과 동네는 그림블에게 모험천지다.그림블의 손이 가는 모든 곳에 보물찾기게임과 같은 쪽지가 있고,그림블은 모든 것을 척척해낸다.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잔 뒤프라우의 <이상한 전화>, 마틴이 공원에서 휴대전화를 주웠는데 전화에서 합창단 소리처럼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하지만 그것은 고통받는 개들의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틴이 개들을 구조해 주면서 개들에게 더 이상 슬픔이 없다.가슴이 뭉클한 이야기다.마지막장의 조서넌 사프란 포어의 <여섯 번째 마을>은 어린아이와 같은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야기다.뉴욕시에는 5구로 되어 있다.그런데 예전에는 6구도 있었는데,6구가 언제부턴지 자꾸 멀어져 가서 지금은 6구가 남극 대륙에 있다.
책 표지의 그림과 부제만 보고 엄청 우스운 이야기가 펼쳐질리라 생각했다.하지만 읽다보니 우습다기 보다는 살짝 웃기는 정도다.하지만 소재의 창의성이 돋보인다.10명의 저자의 글이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기발한 이야기,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이 있어야만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그래서 감동적이고 가슴이 뭉클한 이야기가 많다.옮긴이의 말처럼 일찌감치 철난 성인 독자들에게는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저 긴 원제목만큼이나 뜬금없는 소리일 수 있겠으나,철나기를 거부한 사람,철들기를 포기한 사람,자신이 철났다고 착각하는 사람,그리고 이 복잡한 세상을 여전히 헤메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을 것이다(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