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9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박거용 옮김 / 르네상스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보르헤스는 책 속의 책에서 알게된 작가다.그가 말하는 어떤 구절들에 이끌려 그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그는 할머니에게 영어를 배웠고,스페인어,독일어,프랑스어,라틴어를 배운 석학이다.유전적인 요인과 지나치게 많은 독서량으로 시력을 잃었다.그의 이력은 화려하기 그지없지만 유독 끌리는 부분은 그가 도서관에서 사서,도서관장으로 일했다는 점이다.그는 시력을 잃고 나서도 여전히 책을 많이 읽었고,많은 활동을 했다.

 

 이 책은 160쪽 분량의 강연과 연보,옮긴이의 설명 등을 포함해서 199쪽 분량이지만 일반인이 읽기에 그리 쉽지 않다.그의 삶 자체가 책이라고 보면 된다.책에 관한 서적을 읽을 때는 독자는 자신이 읽었던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야 즐겁다.그가 말하는 것처럼 단어들은 공유된 기억에 대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보르헤스가 언급한 책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이 몇 권 안된다.그래서 그의 강연을 모두 알아듣기는 어렵지만 놀라운 부분,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는 삶이란,시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그의 시에 대한 예찬은 대단하다.그에게서 나는 시를 느끼는 방법을 배운다.먼저,우리가 시를 읽을 때 저자와 독자간의 세월의 간격이 가져온 그 단어의 변형이나 의미의 변형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점을 지적한다. 세월이 시를 깎아내리는 때,언어가 그 아름다움을 상실하는 때입니다.그리고 또 다른 경우는 세월이 시를 깎아내리기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때입니다(P29)

 

 그는 강력한 은유들은 의미를 강화하기보다는 해석학적 틀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주장한다.(P185) 시는 대부분 은유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그는 은유에 대해서 많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시간과 강에 대하여 (Of Time and the River)』 이 두 단어를 그냥 가져다 붙여만 놓아도 시간과 강,이들 둘 다 흐른다라는 은유를 암시하지요.(P40) 장자가 자신이 나비였던 꿈을 꾸고 나서,자신이 나비였던 것을 꿈꾸었던 사람인지,자신이 사람이라고 지금 꿈꾸고 있는 나비인지 헷갈린다고 하는 부분은 가장 훌륭한 은유라고 말한다.

 

 프로스트의 시(P47)

숲은 사랑스럽고 어둡고 깊다.

허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들기 전에 가야 할 길이 있다.(이것은 단순히 물리적입니다.몇 마일은 공간에서,뉴잉글랜드에서 몇 마일이며'잠들다'는 '잠자러 가다'를 뜻합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길이 있다.(몇 마일이 공간에서뿐만아니라 시간에서도 거리이며,'잠들다'는 '죽다' 또는'쉬다'를 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소설에서 말하는 행복과 성공을 진심으로 믿지 못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빈곤함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번역은 반역이다는 말의 예를 들어,번역으로 원작과 그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책이란 물리적 사물 세계에 있는 하나의 물리적 사물입니다.그것은 죽은 상징들의 묶음입니다.그리하여 적절한 독자가 그 책을 펼치노라면.. 언어는  살아나게 되고,우리는 언어의 부활을 봅니다.(P12) 보르헤스는 세계를 무한한 도서관으로 보고 있다.보르헤스는 독자는 책을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각각의 책은 각각의 독서를 통해서 새로 태어나기 때문이다.보르헤스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그의 또 다른 책을 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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