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상당히 독특한 소설이다.16살의 소년과 서른여섯살 여자의 불륜같은 사랑이야기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차원의 소설이다.2차대전의 휴우증이 남아있는 독일 내부의 갈등과 세계인들에게 전쟁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을  묻는 책이다.법대 교수이자 판사였던 저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자신의 직업적인 경험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책이다. 
 

 간염에 걸린 16살의 소년이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토하자 ,그녀가 다가와 소년을 도와 준다.이것을 계기로 그들은 육체적인 관계로 발전한다.그녀의 이름은 한나 슈미츠,직업은 전차차장이다.그들의 만남은 책읽기,샤워,사랑 행위,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항상 어떤 의식(儀式)처럼 되풀이 한다. 그녀가 말없이 떠나고 난 후소년은 그녀를 부인한 것이 그녀를 배반한 것이라는 자책감에 빠져든다.미하엘 베르크는 그녀를 알고부터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그렇게 사춘기라는 터널을  지나온다.그녀에 대한 기억은 소년의 사춘기의 한 기억에 남아 있다.그들의 나이 차이로 인해서 처음에는 상당히 충격적이고,자칫 그냥 통속적인 소설처럼 느껴진다.

 

 미하엘이 한나를 다시 본 것은 법정에서였다.법학과에 다니던 미하엘은 교수님의 세미나 연구를 돕기 위해 방청 하던 중 피고인으로 앉아 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발견한다.그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크라카우 근교 수용소의 감시원이었다.그녀는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여자들을 이송중 교회에 가두어 뒀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포로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불에 타 죽은 것에 대한 여러가지 혐의를 받게 된다.법정에서 다른 피고인들은 한나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려하고,한나는 한없이 불리한 입장이다."그러니까...제 말은 ...하지만 재판장님 같았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한나의 질문에 우리는 전범인 그녀에게 돌팔매질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나는 읽고 쓰지를 못한다는 자신의 문맹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필적감정을 받기를 두려워한다.
그녀는 보고서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자백함으로써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다.미하엘은 한나가 문맹이라는 것을 알리고 그녀의 형량을 줄이는 것이 옳을까? 문맹이라는 것을 감추는 것이 그녀에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일까? 철학교수인 아버지의 직업이 말해주듯이 소설은 이 문제에 있어서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녀가 형량을 선고 받고 나서  미하엘은 10년 동안 책을 읽어 카세트에 녹음한 것을 소포로 발송해 준다.이점을 보면 미하엘은 그녀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그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또한 알지 못한다.한나가 글을 읽고 쓰는 노력을 한 것을 보면 그녀 또한 미하엘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말하지 못한다. 

 

 미하엘에게 한나는 평생 가슴에 찔린 가시와 같은 존재다.그의 전 생에 걸쳐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다.그는 다만 그것을 어떤 형태로 자각해야할지를 모를 뿐이다.알지만 세속적인 윤리관이 그것을 막고 있어서 보려고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미하엘이 한나에게 끌렸던 것은 아마도 오디푸스콤플렉스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소설의 독특함으로 인하여 다 읽고 나서도 그 감동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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