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눈이 안보여.눈이 안 보여.아무것도 안 보여요.마치 안개 속이나 우유로 가득한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재의 독창성이 뛰어나다.백색의 실명이라는 증상,실명이 전염될 수 있다는 상황설정,도시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실명된다는 독특한,그러면서도 신종바이러스가 세계를 공포에 떨게하는 현재 지구촌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장님들의 실명과는 차원이 다른 사물의 존재 자체를 흡수해 버리는 백색의 실명.실명한 환자를 진찰한 의사가 실명하고,실명한 사람과 연관된 사람은 차례차례 실명한다.그들은 모두 빈 정신병원에 격리된다.현명한 의사의 부인은 실명을 가장하여 그들과 함께 격리된다.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들은 실명을 하게 되었을까? 실명한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면서도 실명하지 않는 의사부인이 상당히 수수께끼다.그녀만 어떻게 실명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모든 사람이 눈먼 세상에서 눈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여러분은 몰라요(P388)

 반인도주의적이고 비위생적인 정부의 통재로 인해 수용소는 아비규활을 방불케한다.지옥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돼지우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자신의 변이 있는 곳에서 뒹굴고 밥을 먹는 돼지와 다를바 없는 똑 같은 모습이다.과연 인간이란 무엇일까? 생각을 하게 만든다.인간도 다른 동물들처럼 자신의 먹이 앞에서는 그냥 동물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잘 빠져들고 재미있어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하지만 눈먼자들이 격리되는 부분에서는 내가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나 후회를 했다.인간이 이 정도까지 타락할 수 있을까? 꼭 이렇게까지 글을 써야했만 했을까? 같은 눈먼자들의 수용소에서 먹이를 위해서 여자들의 육체를 제공해야할 뿐만아니라 ,적나라한 집단 성폭행장면, 먹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고 죽이여야 하는 부분에서는 읽기가 힘들었다.<문명화 과정1>을 읽으면서 선조들의 문명화되지 않은 행동을 대하면서 현대인인 내가 수치심을 느꼈듯이 그렇게,나는 이 부분에서 나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들여다본듯 수치심을 느꼈다.

 매슬로우의 욕구충족의 5단계처럼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서는 먼저 생리적인 욕구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생리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인간은 도덕관념이나 존엄성 그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책의 마지막으로 접어들수록 눈이 먼다는 것은 어떤 현실에 대한 비유같은 것이구나! 어쩜 현대인들은 모두 눈이 멀지 않았을까? 신이 있다면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간세상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독자는 저절로 해답이 찾아진다.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 작가다.그는 역사와 환상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환상역사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하였다.마술적리얼리즘의 예를 들면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이 잘 알려져 있다.대화체에서 문장부호가 빠져 있지만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상당히 충격적인 소설이다.인간이 인간의 밑바닥을 본다는 것이 이토록 힘든줄은 몰랐다.상당히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소설이다.

 자기 자신을 잃지 마시오.자기 자신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마시오.(P414)

가장 심하게 눈이 먼 사람은 보이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은 위대한 진리예요(P419)

여기 우리에게 아직도 볼 수 있는 두 눈,마지막 두 눈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뻐하도록 해요.만일 그 눈마저 언젠가 소멸해 버린다면..그럼 우리와 인류를 연결시켜 주는 끈이 끊어지고 말겠죠.(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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