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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박찬욱 외 지음 / 그책 / 2009년 4월
평점 :
영화는 보고 있으면 바로 몰입이 되지만 책 읽기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보는 것 같다.몰입 그 자체다! 『박쥐 』는 저절로 몰입이 되는 책이다.읽기 시작하면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이다.두나라 세 세기,네 작가가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 ! 어떤 이야기일지 무척 궁금했다.기대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원작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을까,이야기의 흐름을 얼마나 연결 시킬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하지만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추리소설같고,애정소설같으면서,뱀파이어라는 소재는 독자를 환상적인 과거로 이끌어준다.추리,공포,애정,역사,판타스틱 그 모든 것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박쥐 』는 19세기 프랑스 서민생활을 묘사한 사실주의 문학이 한국에서 영화화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세기에 구상되어 21세기에 만들어졌다.그리고 또 다른 작가에 의해 소설화되었다.에밀 졸라의 원작 『테레즈 라캥 』을 박찬욱 감독,정서경,최인 세 사람에 의해 다시 쓰이고 영화화 되었다.
프롤로그
자,이 맛 이쓴 음식들을 먹으렴,그래야 무럭무럭 자라지.
벌써 많이 먹었어요.배가 이렇게 부렀는걸요..
자,이 약들을 먹으렴.하얀 약 노란 약 빨간 약.
나는 아프지 않은걸요?
그래도 먹어라,네가 먼저 먹어야 오빠가 먹는단다..
자,이 지네를 먹으렴,개구리를 먹으렴,뱀술도 마시렴..
좋아요,먹을게요.오빠 병이 낫는다면 산 채로도 먹을게요...
버려졌던 세 살짜리 아이 태주를 라여사가 거두어 키워 자신의 아들 강우와 결혼시킨다.수도원에서 고아로 자라난 상현은 엠마뉴엘 신부가 분리해낸 바이러스와 백신을 인간에게 직접 투여하여 실험을 하는 아프리카의 연구소로 보내진다.그는 실험대상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기적의 성자로 불린다.
실험에서 살아 남았지만 이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뱀파이어로 살아가야 하는 가혹한 운명이 그를 기다린다.식물인간이 된 친구 효성의 피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가혹한 운명.중세의 일루미나티를 연상시키는 상현의 금욕생활,사디즘.그들의 비밀 모임을 떠오르게 하는 오아시스모임은 중세의 수도자들을 떠오르게 한다.상현과 태주 그들은 서로에게 천국이자 지옥이다.그들에게 사랑은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다.그들에게는 피와 살인과 죄의식과 욕망이 미묘하게 뒤얽혀 있다.사랑을 위해 물거품이 되어버린 인어공주이야기처럼 햇빛에 타서 재가 되어버리는 그들의 최후가 서글프다.
박쥐들은 해질녘 동굴에서 나와 해가 뜨기 전 다시 동굴로 돌아간다.하지만 박쥐라고 해서 모두 흡혈박쥐는 아니죠.간혹 흡협박쥐떼의 공격을 당한 동물의 사체가 발견되기도 하는데,그냥 모든 물기를 없앤 미라처럼 편안해 보이기까지 하죠...P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