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 사이를 걷다 - 망우리 비명(碑銘)으로 읽는 근현대 인물사
김영식 지음 / 골든에이지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제일 존경하는 만해 한용운선생이 망우리공원에 잠들어 계시다니! 나의 무관심을 탓해야 할까, 한국의 역사교육을 탓해야 할까? 서울에 살지 않아서 더 무지했던 것 같다.도산안창호선생(현재는 도산공원에 계심),목마와 숙녀를 남기고 떠난 박인환시인, 키보이스의 멤버 가수 차중락,한국 최초의 야구스타 이영민,문인들,지석영선생..이분이 여기에 묻혔구나!놀라면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나는 국립묘지만을 떠올렸다.국립묘지와 망우리공원은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해 있다.망우리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초까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살다간 분들을 비명을 통해서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이 책에서는 후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분들중 40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파방정환선생도 묻혀있네!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주니 가보고 싶어한다. 상석에 어린이가 바친 듯한 동전 몇 닢과 초코파이가 놓여 있었다.(P35)
 
'브랜드' 이중섭이 경매장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때 '예술가 이중섭'의 망우리공원 묘지는 찾는 이 없어 황량하기만 하다.(P62)  

 진보당사건으로 희생된 죽산 조봉암의 글이 없는 묘비는 충격이었다.대법원에서 사형선고 받은후 죽산 조봉암선생이 남긴 말이다. .....이념이 다른 사람이 서로 대립할 때는 한 쪽이 없어져야만 승리가 있는 것이다.그럼으로써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하게 되는 것이다.정치를 하자면 그만한 각오는 해야 한다.....(P220)
 
 책 서두부분에 망우리공원지도가 나와 있다.지도를 보면 공원 부근에 주차장도 있고,버스노선 안내도 있다. 연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나보는 재미도 있다. 잘못 전해지고 있는 사실을 바로 잡아주는 부분도 꽤 많다.관련인물과 그 주변인들의 편지나 일기글이 감동을 더해준다. 의외로 처음 알게된 분들도 많다.특히 이념의 대결로 희생된 분들이 많고,후대에 재평가된 분도 있어서 다행이다.

 
독립유공자의 묘라도 나라에서 예산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개인이 관리하고 있어서 후손의 형편이 어려운 경우 돌봐주는 이가 없어 안타깝다.

 
 나는 얼굴도 모르는 시댁조상들을 뵙기위해 명절이나 한식이면 공원묘지에 찾아간다.공원묘지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산자의 공간과 죽은자의 공간으로 나뉘는 곳으로 기분이 묘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곳이다.내고향에서는 선산과 밭에 조상을 모시기때문에 처음에는 그런 문화가 내게 익숙치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명절이면 성묘가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내 인생의 소풍이 끝나는 날 나의 비석에는 무슨 내용이 쓰일까? 문득 생각해본다.저자는,망우리공원을 이제는 우리가 하나의 역사공간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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