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 - 패션 컨설턴트가 30년 동안 들여다본 이탈리아의 속살
장명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베르사체와 아르마니는 패션의 중심지이자,르네상스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의 대명사다.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탈리아 여행을 꿈꾼다. 제목이 수수께끼 같아서 끌리는 책이다.이탈리아에 여행을 다녀온 분이나,이탈리아에 대해 잘 아는 분은 이수수께끼에 대한 답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하지만 나는 한참동안 고개를 갸웃거렸다.'바다에서는 베르사체 수영복을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는 이야기인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읽어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풀린다.
 

 이탈리아에 더 편하고 재미있게 다가갈수 있다.패션에 대한 이야기와 여행에 대해서 주로 다룰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예상은 어느 정도 빗나갔다.그래서 오히려 감동이 더욱 크다. 이탈리아 도시의 풍경들은 '역시 패션의 도시구나!' 감탄사가 나온다.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이 전부가 아니다.

 

 한 나라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직접 현지에서 부때끼며 살아본 사람만이 내릴수 있는 정의가 아닐까? 그럼 난 아직 이탈리아에 대해서 잘 모르 축에 속한다.안다는 것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우리가 알고 있는 이탈리아는 많은 부분이 허상이었을지 모른다.

 

 밀라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도시계획에 관여했다.과학자,노벨상 수상자,오페라,유명한 디자이너등 의외로 이탈리아가 배출한 선각자들이 많고 수출품목도 다양한 것에 놀랐다.그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탈리아인들의 국민성을 알 수 있다.거장들이 들려주는 성공담과 의상철학이 존경스럽다.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우리문화와 이탈리아 문화의 차이점을 통해서 서로의 장단점을 알 수 있었고,우리나라 도시와 이탈리아 도시의 건축물에 대한 정책의 차이점은 우리에게 개선점을 안겨준다.

 

 

 이탈리아의 칸초네에 반해서 유학길에 올라 의상에 대한 공부를 마친 저자는, 한국에 돌아와 패션업계에서 활동을 하면서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해 민간외교관 역할한다. 처음 접한 세계는 우물안 개구리가 드넓은 바다로 나가 파도와 싸우는 기분이랄까?(P107)그녀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떠나라 낯선 곳으로!" 자신이 세운,자신의 뜻으로 가라.그래야 헉헉거려도 끝까지 뛸 수 있으니까.(P110)

 



 이탈리아는 로마제국의 멸망과 함께 동로마(터키)와 서로마(이탈리아)로 갈라지면서,중세의 암흑기를 거쳐,고딕시대를 지나,르네상스를 꽃피운다.서양문화의 종주국이었던 이탈리아도 2차대전의 패전으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이탈리아가 패션의 대명사가 된 것은 패션이 그들의 역사와 문화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구찌와 샤넬,아르마니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 뒤에 로마와 파리,밀라노가 있기 때문이다.멋있는 나라에서 생산한 멋있는 물건이기에 비싼 값을 주고도 사는 것이다...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라는 용어가 낯선 단어가 아니다.(P256)

 

 

 유럽의 역사소설을 읽는듯 재미있게 읽었다.이탈리아에 대한 상식들을 편하게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명품을 소유하기 어려운 것은 이탈리아인들 역시 마찬가지다.이 책을 통해서 바라본 그들이 명품을 대하는 태도는 존경심과 자랑스러움으로 느껴진다.유난히 뉴트럴 컬러(중간톤 색깔)만 고집하는 나의 옷차림도 이젠 조금은 보색계통으로 변화를 시도해 보고 싶다.이탈리아로 여행을 가거나 유학을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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