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역사
홍훈 지음 / 박영사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경제학 입문서들이 지루하다면 본격적인 경제학에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의 역사와 경제학자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릴만한 책이다.경제학과 2학년 정도면 이 책을 소화해내기에 알맞을 것 같다.경제학은 사회과학이다.모든 학문이 그렇듯 경제학도 경제이론이 탄생했던 시기의 정치,사회,경제 전반적인 면에 뿌리를 두고 있다.그래서 경제이론을 대할때 그 시대의 세계관이나 상식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경제사상이나 이론들은 상호연결된 구조나 체제로 이해해야하며,그 이론의 이론이나 사고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어떤 이론이든지 발생한 시대로부터 공간적,시간적으로 멀어질수록 이해하거나 공감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경제이론의 보편성과 경제사의 특수성을 다루는 경제학설사를 통해서 우리는 현실에 대한 반성과 미래를 위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저자는  경제학의 전체적인 흐름에 비추어 이야기하고, 사상과 이론을 논리와 정합성 측면에서 타당한 것인지 말해주고 있다.먼저 발생한 학파에 대한 후대학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그것을 발전시켰는지 알려준다.그과정에서 가장 근래의 주류경제학파들이 고전적인 경제원리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받아들이고,현실에 적용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특정이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 시대상황을 이해하는게 무척 중요하다.거의 모든 이론에 신고전학파와의 비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모든 학문이 그렇듯 경제학도 중상주의에 대한 고전학파의 비판과 수용,고전학파에 대한 신고전학파의 비판과 수용은 경제학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학파의 이론이 전적으로 옳다거나 전적으로 틀리다고 볼 수는 없다. 모든 이론이 후대의 학자들이 평가할 때는 장,단점이 공존한다. 같은 학파내에서도 상이하게 취급되는 이론들이 많다. 경제학 입문서로 만난 경제학과 경제학설사로 만난 경제학은 나에게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경제학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비교분석하면서 보여주는  경제이론은,인구론으로  실패한 경제학으로만 알았던 맬더스를 다르게 보게됐고, 케인즈에 가려 있던 아담스미스의 다양한 이론에 반해버렸다.


 마르크스의 다양한 이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 옛날 젊은이들이 왜 마르크스에 열광했는지.. 불나방처럼 이념의 도가니에 몸을 던졌는지 알 것같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맑스이론들도 황홀한만큼 아름답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맑스와 사상적 동지였던 엥겔스는 20여 개국의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의 달인이었다! 맑스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요인에 의해 궁극적으로 붕괴를 초래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건재하고 오히려 맑스의 이론들은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마르크스의 사상과 이론을 비판하거나 일부 수용 또는 발전시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만큼 마르크스의 이론은 경제학에 있어서 그 비중과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자본주의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시점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부문에서 신자유주의로 표현되는 세계화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는 레닌의 제국주의이론과 가장 흡사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로 부상한 것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다.세계화(globalization)는 무제한적인 자본주의의 확산을 의미한다.영국식,독일식,일본식,많은 자본주의가 있지만 오로지 미국식 자본주의로 치닫고 있는 제국주의를 말한다.

 

 노동에 대한 자본의 우위는 기업이 노동자의 해고와 고용을 더욱 손쉽게 만들었다.생산자본보다 금융자본의 우위를 가져와 특히 주식과 채권등 직접금융중 투기자금은 고용과 경제의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킨다.주주의 역할이 증대되어 기업은 질좋은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보다 회사의 시장가치나 주가유지에 더 신경쓰고,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험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세계화는 민간부문의 공동체 조직이 위협을 받는다.기업은 정치적,사회적 존재로 변해가고,세계화는 경쟁과 효율을 추구하다보니 소득불평등이 심화된다.세계의 표준이나 규칙의 정착은 국민국가의 변형을 가져온다.또한 미국형 소비와 문화의 확산은 소득증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후진국의 사회,심리적 갈등을 초래한다.금융자본의 득세로 물리적인 영토는 그 의미를 잃게된다. 최근 등장한 행동경제학파는 신고전학파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서양의 경제학이론을 통해서 한국의 경제학의 역사를 돌아보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우리나라 경제학은 그 역사도 짧고 미국의 경제학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여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수준이다.그래서 연속성이나 연관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고,자립성이나 주체성이 확립되지 못했다.외국학위자를 우대하다보니 국내파의 설자리가 없다.그래서 국내파와 유학파간의 갈등이 심하다.우리경제학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성장은 하지 못한 상태다.우리경제학의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는  학벌구조,대학의 서열,입시경쟁이 가장 먼저 타파되어야할 것들이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중 많은 것을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나는 이 책을 경제학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읽었다.그래서 이 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이해하는데 중점을 뒀다. 경제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더 많았으면 , 저자가 선대의 경제학자의 이론과 후대의 경제학자의 이론에 대한 비교.분석,비판,평가,대안을 제시하는 부분들에 나의 주관을 개입시켜서 비교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기에는 나의 지식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