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제의 세계경제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세에 접어들었다.지금이 난세인것은 확실하다.난세에 우리는 누구에게서 답을 구해야할까? 고전은 영원한 스승이라고 한다.수천년전부터 인류는 진화해왔고,고전은 그 진화의 기록이다.앞서 발자취를 남기고간 선조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서양에 카네기의 <처세술>이 있다면 동양에는 사마천의 <사기>가 있다.<사기>를 읽지 않고 인간사를 논하지 말라!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기록한 사마천의 <사기>는 권수만 130권이고 글자수는 52만 6500자에 이르는 기전체(紀傳體)의 역사서다.<사기>는 2100년 전쯤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사마천은 한무제에 의해 궁형宮刑(남성의성기를 제거하는 형벌)이라는 형벌을 당했다. 죽음보다는 궁형을 택한 것은 사시를 완성하기 위한 사마천의 선택이었다! 사마천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사마천에 대해 숭고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사기는 크게 춘추시대,오월춘추시대,전국시대로 나눈다.

 

 <사기>에는 중국역사의 특징인 은원관(恩怨觀)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와신상담(臥薪嘗膽)은 오나라 왕 부차와 월나라 왕 구천과 관련이 있다.부차에게 패한 구천은 침상 곁에 쓸개를 매달아 놓고 항상 쓸개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한다.결국 그는 20년만에 오나라를 항복시킨다.<오자서 열전>의 굴묘편시(掘墓鞭屍)는 오자서가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체에 300번이나 채찍질을 가한다는 뜻으로,오자서를 복수의 상징으로 대변하는 고사성어다.<자객열전>에 나오는 요리사 전제(專諸)의 어복장검(漁腹臟劍 )은 "물고기 배에 숨긴 검"이란 뜻으로,전제는 물고기 뱃속에 칼을 숨겨 요리를 바치는 척하다가 오나라 왕 요를 찔러 죽인다.

 

 관중을 기용한 제나라 환공(桓公)과 관중을 인재로 기용하기를 권한 포숙의 관계가 정말 멋있다.환공이 위대한 것은 관중을 기용했기 때문이다.P77 "제나라만 다스리시려면 저나 습붕정도로 충분하지만 패자가 되어 여러 제후를 통솔하는 우두머리가 되고 싶다면 관중 없이는 안 됩니다.그러니 지난 원한은 잊어버리고 관중을 과감하게 발탁하십시오"포숙의 진언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곱씹게 한다.관중은 경제와 인성과의 관계를 2000년 전에 간파한 사람이다.P85 노동이 없고 토지의 결합이 없으면 재부를 창조할 수 없다.천하의 모든 생산물은 모두 노동의 사용에서 나온다

 

 절대권력은 권좌에 오래 앉아 있으면 부패하기 마련인 것으로,초기에는 선정을 펼치던 지도자들이 말년에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첩이나 후궁을 총애하여 권력승계의 적장자원칙이 무너지고,탈적(奪嫡)의 문제로 나라가 위태로워 지는 경우도 많다.제환공의 비참한 최후는 자신이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조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웃소싱(outsourcing)인재 기용 방식을 최초로 제도화한 진목공.높은 관찰력과 안목을 지닌 초장왕은 충고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리더였다.진문공 중이에게서는 낙천성과 유머라는 리더의 조건을 찾아볼 수 있다.순우곤의 재치에서 외교의 테크닉을,무령왕,상앙,진효공에게서 개혁을 배울수 있다.하지만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진평은 지혜롭다기 보다는 처세의 달인으로 보인다. 고사성어의 대부분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사기>는 사마천의 인생처럼 드라마틱하다. 인물 하나하나에 개성과 자기 철학을 보여준다.사기의 매력은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사기는 현재 중국의 문화의 모든 면에 스며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사마천은 2000년전에 경제부분까지 통달해 있다. 그는 직관과 통찰력이 뛰어나다.인간의 부에 대한 욕망은 본능이며,부에 대한 욕망을 올바르게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많은 제후국들은 왜 멸망했을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답이 있다. 개혁에 성공한 국가는 살아남고 실패한 나라는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사라졌다.제도의 개혁에서는 수구세력과 진보세력간에 갈등이 따르고,리더의 솔선수범과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성패를 좌우한다.사마천은 나라의 존패가 인재의 등용에 있다고 결론내린다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하고,15년만에 멸망한 진시황은 독재자인지,최초의 통일을 이룬 군주인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사마천은 진시황에 대해 제대로 평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진시황릉의 발굴을 과학이 더 발전할 때까지 미룬 저우언라이모습은 우리의 문화제를 대하는 모습을 반성하게 한다.

 

 중국역사와 우리역사의 관련성이 많아서,고우영의 <만화 삼국지>, TV사극을 많이 봤던 것이 <사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저자 김영수님은 20년간 <사기>를 연구하고 전하기 위해 노력해온 사기 전문가다.한자로 기록된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게 해 주신 김영수님께 감사한다. 멋있다! 읽으면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통쾌하다.속시원하다.우리의 리더들이 배워야할 덕목이 많다.하지만 현재 우리나의 세태와 비추어볼때 씁쓸한 부분도 많다.사마천의 <사기>는 우리에게 인간관계를 자성,성찰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