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192센티 레인보우 북클럽 1
조앤 바우어 지음, 하창수 옮김, 박정인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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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특이해서 끌리는 책이다.열두살에 192센티까지 자란 아이가 있을까? 저자는 여덟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실의 고통을 겪었다.이 책은 조앤 바우어의 성장기 아픔이 베어 있는 성장소설이다.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실,분노,슬픔,갈등을 경험한다.아이들의 세계도 어른들의 세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주인공 샘은 키가 192센티로 ,엘리노어 루즈벨트 중학교 역사상 키가 가장 큰 7학년 학생이다.친구들은 그를 트리(Tree)라고 부른다."공룡이 멸종된 건 덩치가 너무 컸기 때문이지" 그의 큰 키는 친구들의 놀림감이다.트리의 큰 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마르앙팡증후군이나 거인증은 아닌지 검사도 받아본다.P23가끔은 세상 모든 것들이 나보다 키 작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트리의 형인 커티스와 래리는 학교에 우승컵을 안겨준 뛰어난 선수였다.하지만 트리는 농구팀의 특별히 뛰어난 선수도 아니고,다른 사람들의 기대치에 미치지도 못해 큰 키에 대한 열등감이 많다.

 

 트리는 부모님이 이혼을 했기 때문에 엄마집과 아빠집을 번갈아가면서 생활한다.부모님의 이혼은 그의 가족에게 많은 흔적들을 남겨 놓았다.부모님의 이혼은 전쟁과 같아서 대학생인 형에게도 견디기 힘든 시련이다.래리는 두과목을 낙제점수를 받고,커티스 형은 통장 잔고가 바닥나도 말을 못한다.부모의 이혼은 트리에게 치유하기 힘든 휴우증을 남긴다.트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의 한 가운데서 아픔을 겪어야한다.트리의 할아버지는 베트남전 참전 휴우증으로 다리를 절단한다.할아버지는 잘려나간 다리에서 오는 환상통증을 겪으면서도 트리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할아버지는 우리 마음속이 바로 전쟁터라고 말한다.

 

 P32 "트리야,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변화는 평생 오른손만 쓰던 타자가 갑자기 왼쪽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것과 같단다...이혼이란 건 미식축구로 치면 마지막 4쿼터가 10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과 같아.."

 

P106 우리도 모두 뭔가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거란다.특히 전쟁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지.전쟁은 모든 것을 뒤집어 놓고 소중한 것들이 있던 곳을 텅 빈 곳으로 만들어 버린단다...그렇게 사라져 버린 자리는 곧바로 채워지지가 않아.그래서 그곳을 유심히 살펴봐야 해.아직 남아 있는 것이 뭔지 알아내야 하는 거야.아직 가지고 있는 것이 뭔지에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야 해. 

 

 베트남 전쟁과 부모의 이혼에 이어 트리의 가족은 홍수라는 천재지변을 겪는다.그것 또한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겪어야 하는 또 하나의 전쟁이다.홍수로 집이 망가져 트리의 가족은 엄마집에서 생활하게 되지만,그것이 트리의 바람과는 달리 엄마는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하지만 그때쯤 트리는 많이 성장해 있었다." 전 괜찮아요.엄마 전 정말로 괜찮아요"

 

부모의 이혼과 홍수,친구들의 놀림은 그것을 겪으면서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트리를 더 강하게 성장시킨다.책을 읽고 나의 열두살을 되돌아 본다.나는 큰 아픔 없이 따스한 가정에서 자라난 것에 감사한다.하지만 나의 열두살 딸에게 나는 죄인이다.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현재의 시련들이 아이를 더욱 강하게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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