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애덤 필립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고명섭님의 <광기와 천재>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어서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이 책은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다. "역사는 광기와 우연의 소산"이라는 슈테판츠바이크의 한 마디가 내게 ’광기’라는 단어에 매력을 느끼게했고,광기는 곧 천재성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고명섭님의 <광기와 천재>는 천재들의 광기를 주로 다루었다면,이 책에서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멀쩡함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책이다.멀쩡함이 왜 문제가 될까? 멀쩡함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반대 개념인 ’광기’라는 단어를 이해해야 한다.그 만큼 멀쩡함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도 없고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 ’광기’보다 ’멀쩡함’을 정의 내리고 싶어 하다니! 그것은 내게 충격이었다.
 

 P7 " 미국 항소법원은 사형수가 처형당할 수 있을 만큼 정신이 멀쩡해지도록 강제 정신과 치료를 명령했다." 첫장은 쇼킹하다는 표현이 맞겠다.살인을 저지른 찰스 싱글턴 이라는 죄수에 대한 기사다.여기서 멀쩡함이란 처벌을 처벌로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지각 있고,책임감 있고 ,죄책감을 느낄수 있는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P32 멀쩡함 속에 인간의 정신을 빈곤하게 만들어 억압하는 요소가 있다.. 멀쩡함에 관해 전혀 다른 시각들이 있을 수 있다니! 어느 누가 멀쩡함을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 할 수 있었을까? P36 진정한 멀쩡함에는 어떤 식으로든 정상적인 자아의 해체가 수반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우리의 현실에 유능하게 적응한 그 거짓 자아 말이다. 현대적 의미의 멀쩡하다는 것은 곧 시회에 지나치게 적응해 버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광기와 멀쩡함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광기가 오히려 인간 본성이 될 수 있다.

 

 멀쩡함과 광기를 구별하는 기준이 뭘까?우리는 일상에서 ’상식’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동할 때 멀쩡하다고 받아들여 진다.’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멀쩡함은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다.17세기 부터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는 의미를 뜻할 때도 있었지만,그것을 정의 내리는 사람에 따라 항상 그 의미가 변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자폐증,정신분열증,우울증 등 우리가 진짜 ’광기’라고 표현하는 것들에 대해서 주로 다룬다.P196 다른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멀쩡하지 않다고 말한다.P204 멀쩡함은 정확하게 올바른 방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또는 자신이 무엇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근본적으로 사랑할 자아가 있다는 뜻이다.저자는 멀쩡함이 광기의 대안을 뜻하는 단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끝맺음 하고 있다.

 

이 책은 너무 힘들게 읽었고,난 그것을 번역의 문제로 돌렸다.<백년 동안의 고독>이 그랬던 것처럼 끝까지 읽다보면 옮긴이의 설명이 있겠지 하면서 중간에 덮고 싶은 것을 참고 읽었다.역시나 옮긴이도 문장의 난해함으로 인하여 번역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내가 이 책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마도 ’내가 멀쩡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리라’고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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