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몽상 -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847쪽 분량의 애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소설전집이다.1부 환상,2부 풍자,3부 추리,4부 공포로 구성되어 있고 총31개의 단편 소설이다.각 제목마다 그 소제의 창의성에 놀라게 된다.이 책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그래서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었다.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되돌아가서 다시 읽어야 한다.몽상적인 소재들이 많아서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많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책들과 비교해 보면 몽상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어려워서 이 책을 읽게 되실 분들은 어려운 책에 도전해 본다는 기분으로 대하길 바란다.그러다보면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그냥 재미를 바랬다간 큰 낭패를 보게 된다.아마도 중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환상편에서 재미를 붙이기 어렵다면 추리편의<모르그 가의 살인>부터 시도해 보길 권해본다.포의 작품이 왜 천재적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다.포의 작품들은 당시 처음로'추리'기법을 소설에 도입했다.홈즈나 뤼팽등은 모두 포의 영향을 받았다.전문가들은 그의 작품들이 그로테스크(괴기한 것,극도로 부자연한 것,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예술 일반에 있어서의 환상적인 괴기성을 말한다.옛것의 새로운 해석을 뜻하기도 한다)하다고 평하고 있다.
 

1부 환상

허무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고,정말 괴기스러우면서 몽상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 많다. 신의 창조에 대한 재 해석을 하고 있다.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광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고독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의 고독을 노래한 듯 보인다.천일야화의 천두 번째 이야기<Tell me now Is it so or not-이제 그런지,그렇지 않은지 네게 말해 달라> 이야기는 식물,동물,지리,전기,전자등의 자연현상과 자연과학적인 사실들이 이야기 속에 녹아 있어서 읽는 이로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신밧드 이야기 마지막 부분의 악한 마법사는 왕 자신의 이야기로 다가왔던 것 같다.<요정의 섬>P38 '신이 건설한 빛나는 세계를 올바로 볼 수 있으려면 절대 고독 속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 글귀가 말하듯이 주인공은 홀로 경치를 즐기면서 고독을 느끼고,몽환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이야기다. <한스 팔의 환상 여행>한스 팔씨는 어떤 동물의 세포막으로 열기구를 만들어 달까지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하지만 현실에서는 열기구를 타고 달까지의 여행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기발한 아이디어가 빛난다.

 

<타원형의 초상화>자신의 작품세계를 사랑하는 화가와 사랑하는 이를 빼앗아가는 미술도구에 두려움을 느끼는 소녀.작업에 몰입한 화가는 소녀의 건강과 영혼이 시들도록 모른다.열정적이지만 몽상가적인 화가가 남긴 어린소녀의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다.4쪽 분량의 이야기지만 너무 충격적인 감동이 있다.<렌더의 별장> 읽으면서 내내 '이 글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저자는 어떤 한 장소를 보면서 글로 옮긴걸까? 과연 이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기는게 가능할까? ' 생각하면서 읽었다.전혀 현실감이 없는 몽환적인 이야기라고 느끼면서.<열기구 보고서>이야기 속의 열기구는 참 과학적인이고,관찰력이 뛰어난 작품이다.하지만 얼마나 오를수 있고 과연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을까? 저자는 직접 열기구타고 여행해 본것처럼 기술하고 있다.<최면의 계시>이 작품도 저자가 직접 최면술을 실험해 본 것처럼 기록되어 있다.최면중 나누는 대화는 대화는 충격적이다. 신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P144 "모든 사물은 그 자체 내에 존재하지요.이 물질이 바로 신입니다.인간이 사고(思考)라는 말로 표현하려는 것은 이 물질이 운동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P147 "신이란 단지 물질의 완벽성일 뿐입니다" "육신없이 존재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그저 신일 뿐입니다"

 

2부 풍자

전체적으로 현실감이 있고,관찰력이 뛰어나다.타인들보다 한발 앞선 생각이 돋보인다.하지만 그 시대 상황을 알아야만 이해가 가능한 이야기도 있다.<사기술>현실감이 뛰어난 몇개의 사기술이 풍자 되어있다.1부의 몽상가적인 글과는 너무 달라서 놀라게 된다.<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광인 치료법>광인들의 이야기를 너무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어서 놀랍다.실제 광인들의 세계에서 관찰한 것처럼 보인다.광인들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영악하게 그리고 있다.<X투성이의 글>활자 O가 없어서X로 글자를 대처했을 때 벌어지는 글자들의 기발한 해석들은 그 창의성에 놀랍다.<블랙우드식 기사작성법>의 머니페니 박사가 지은 이니셜도 기발하지만,<곤경>은 제노비아양이 쓴 블랙우드식 기사작성법이다.두 이야기가 서로 관련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미라와의 대답>잠자고 있는 미라를 깨워서 해부할 때 미라가 움직이고 말을 하는 그 상상력에 놀랍다.<안경> 첫눈에 반해서 결혼까지 갈 뻔한 사람이 자신의 증조 할머니라니! 기발한 아이디어에 얼마나 웃음이 나왔는지 모른다.<봉봉>악마와 형이상학자의 만남이라는 소재가 독특하다.<악마에게 머리를 걸지마라>비윤리적인 습관의 결과가 말이 씨가 되어버리는 섬뜩한 이야기다.풍자편에서도 사실적인것과 비사실적인것 몽상적인 이야기가 혼재한다.

 

제3부 추리

<모르그 가의 살인>제목부터 홈즈와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작품속의 뒤팽이 후일 괴도 뤼팽의 탄생으로 이어진듯 싶다.홈즈의 뛰어난 관찰력과 뤼팽의 신출귀몰함의 배경이 바로< 모르그 가의 살인>이라는 것을 알았다.읽는 내내 아르센 뤼팽과 셜록홈즈를 읽는 느낌이었다.긴장감,과학적인 추리,관찰력,150년전 당시로써는 소설에 처음으로 추리기법을 도입했다고 보기엔 그 작품성에 놀라울따름이다.<황금곤충>암호문을 도입한 부분이 인상적이다.다빈치코드나 암호이야기를 읽는 기분이다.중세의 문서 보관에 도입된 암호를 인용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마리 로제 미스터리><,도둑맞은 편지>,<범인은 너다>모두 사건을 분석해가는 추리력이 섬세하고 뛰어나서 읽으면서 내내 긴장하게 된다.역시 홈즈와 뤼팽을 읽는 느낌이다.

 

제4부 공포

 <검은 고양이>공포스럽다기보다는 괴기스러울 거라고 저자는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몸서리쳐진다.그 잔인성에 토할 것 같다.P647'삐뚤어진 성질은 인간 본성의 원초적인 충동의 하나이며 인간의 성격에 방향을 정해주는 근원적인 기능 혹은 감성의 하나임을..'<때이른 매장>의 시체가 살아날 수 있다는 공포는 차라리 현실적이다.<검은 고양이>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범죄다.아마도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증오라는 감정을 끄집어낸 작품이 아닐까? <M발드마드 사건의 진실>의 죽어가는 자에게 최면을 걸어 죽음이 최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는 완벽한 공포다.P809 "그렇다네..나는 계속 잠들어 있었는데,지금은..나는 죽었네" <절름발이 개구리>폭군에 대한 광대의 마지막 광대극이 통쾌함과 함께 소름끼친다. 공포편에서도 몽상적인면이 혼재한다.이보다 더한 공포는 없을 것 같다.소재들이 모두 독특하다못해 괴기스럽다. 공포의 절정이다.예측 불가능한 공포의 소재들.

 

 전체적인 느낌

포는 상상력의 천재다.해박한 지식(과학적,심리학,형이상학적,,참신한 소재,독창성,해학적,그로테스크(괴기적).수학분야,천문학 ,모든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해박함에 놀랍다.모든 작품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이나 사건들을 기록한듯 생생하고 현실감이 넘친다.환상과 죽음후의 세계,광인들의 세계까지도 자세한 묘사와 심리적인 자세한 관찰력이 뛰어나서 놀라울 따름이다.일반인들은 들여다 볼 수 없는 정신세계의 문제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다.한가지 주제에 대한 강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뒤통수를 때리는 결말들.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들을 경험한 포의 일생이 그의 작품 전체에 녹아 있다.포의 작품을 읽고 나는 문학 작품을 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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