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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빠지게
알퐁스 알레 지음, 송경원 옮김 / 하늘연못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알퐁스 알레(Alphonse Allais,1854~1905)는 프랑스 최초의 유머작가로 알려져 있다.19세기말 유럽에서 발흥한 벨 에포크(Belle Epoque,아름다운 시대)문화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시인이다.그는 라틴어로 신조어를 만들거나,중의법,동음이구 시(긴 시를 두 구절로 짧게 만든 장난스러운 시)를 창안하기도 했다.이 책은 31개의 소제목들로 이루어진 유머어집이다.
[진동측정기]지진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진동측정기(내가 보기엔 나침반처럼 보임)로 지배인을 불안하게 만든다.그 덕분에 빚쟁이처지인 주제에 호텔숙박비도 안 내고 오히려 돈까지 받아서 떠나는 다플렘의 행동에 포복절도하게 된다.
[애인의 죽음]화가는 해안가에 그림을 그리러 갔는데 물을 안가져 갔다. 그래서 바닷물로 수채화를 그렸다.그 선물을 받은 애인은 벽에 그림을 걸어 두었다.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P74 "내가 바닷물로 그린 그림은 달의 인력과 밀물 썰물의 영향을 받았다네.내 작은 그림 속에서 바닷물이 밀려오고..또다시 밀려와서 해안가 바위를 덮치고는,서서히 흔적도 남기지 않고 밀려가버리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네...
어느날 밤 백년만에 한 번 볼까말까한 태풍이 몰려오고..내 수채화에 물이 넘쳐서 애인이 그만 침대에서 익사한 것 이었네" 이 이야기에서는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 웃게 된다.이 정도면 유머라기보다 예술적인 경지다.
[콜라주]바람피운 자신의 아내와 그 애인을 콜라주(P63 이질적인 재료를 풀로 붙이는 방식 등을 가리키는 미술용어.속어로 동거의 의미가 있다.작가 알레가 자주 사용하던 중의적 표현이다)방식으로 수술해 버리는 장면에서 뒤로 나자빠질것 같은 웃음이 나온다.
[훌륭한 화가]P124 그는 색상의 조화에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에..삶은 달걀을 먹을 때에도 절대 붉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다.위장 속에서 흉측한 색조가 만들어지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는 패션의 도시 프랑스 파리이기에 가능한 사회풍자적 유머다.
[등대]날씨가 좋을 때는 쓸모가 있지만 정녕 안개낄 때가 더 많아 등대가 쓸모없게 되자,냄새나는 등대를 발명하는 주인공.장미등대,레몬등대,사향등대까지는 그래도 웃고 만다.하지만 냄새나는 치즈등대 이야기가 나오자 허를 찌르는 반전에 포복절도 하게 된다.이 유머도 향수가 발달한 프랑스이기에 가능한 사회풍자적 유머다.
[81호의 비밀]한참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다 이야기 끝부분에 뒷통수를 때리는 단 한마디의 말로 웃게 만든다.[장관자리]어려운 정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엉뚱한 발상은 읽는이를 한참 웃게 만든다.[시간을 유용하게 쓰기]관찰력이 필요한 유머다.[꽃의 언어]기발한 소제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 책은 읽으면서 제목처럼 배꼽빠지게 웃게 된다.오직 프랑스이기에 생길 수 있는 유머들.그 나라 특유의 문화가 만들어 내는 유머들이다.여기 나오는 모든 이야기를 백퍼센트 이해하기는 어렵다.프랑스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공감이 가능하다.어차피 웃기위해 읽는 책이니,뭔가를 알아내려고 굳이 애쓰지말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읽고 웃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