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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시크릿, 그림자 인간 - 세계 1%만이 알고 있는 어둠의 실력자들
손관승 지음 / 해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스파이(SPY)라고 하면,흔히들 검은 썬그라스와 트렌치코트,007제임스 본드를 떠올린다.그런 내게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보게된 마타하리는 굉장한 끌림으로 다가왔고,시대의 희생양이된 또다른 그림자 인간들의 인생이 궁금해졌다.이 책은 'man without a face(얼굴없는 사나이)'로 유명한 스파이계의 살아 있는 전설 마르쿠스 볼프(markus wolf)라는 인물과 그가 스파이로 활동했던 동서 이데올로기의 냉전시대에 대한 평전이다.
비밀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시크릿(secret)은 스파이(spy)라는 단어를 동반 연상시킨다.계몽을 뜻하는 독일어(Aufklaung)는 영어 (intelligence,첩보)를 의미한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어가 주는 음험함을 피하기 위해 정보(information)를 정보기관이 의도적으로 섞어 사용한다."첩보란 국내의 혹은 정성국의 정세에 관한 정보 수집과 그 진행과정에서 파생된 산물을 뜻한다.정보를 수집하는 이는 곧 '스파이'가 된다.그들은 그림자 인생이다.
마르쿠스 볼프는 유태계 독일인으로 태어나 모스크바에서 성장한 후 동독의 해외정보기관인 HVA의 책임자로 34년 간의 파란만장 했던 스파이 인생을 살다가,벨를린 장벽이 무너진 17주년되는 2006년 11월.9일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코민테른'이라는 첩보 특수 학교에 보내지면서 스파이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책 에서는 그가 스파이로서 걸어온 어두운 그림자 인생의 자취를 더듬어 본다.그의 인간적인면과 일에 대한 열정도 다루어진다.책 중간 중간 삽입된 인물 사진은 ,자칫 소설같을 수 있는 스파이계의 이야기에 현실감을 느끼게 해준다.하지만,너무 많은 정계인사의 이름과 스파이들의 이름의 나열은 책의 재미를 떨어뜨린다.우리가 알고 있던 스파이의 수는 조족지혈이었음을... 그 대상 또한 너무 다양해서 놀라게 된다.그 중 미녀스파이를 접근시켜 기밀을 빼오는 휴민트(HUMINT) 방식은 정보수집 전략 중에서도 효율적인 작전이다.마타하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마르쿠스 볼프가 활동했던 시기는 주로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스파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동독이 서독에 의해 통일 되면서 그들은 대부분 중형을 선고 받는 최후를 맞게 된다.그들은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다. 스파이들은 언제라도 체포될 때를 대비해야한다.그들도 인간이기에 포비아(phobia-어떤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전략적 휴민트로 인한 사랑의 아픔을 겪기도하고,배신에 치를 떨기도 한다.
이 책을 접하면서 우리는 스파이가 꼭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대부분 사람들은 스파이를 필요악으로 규정한다.TV가 우리 생활에 필요악인 것처럼.현재 세계 정세로 미루어 볼 때 강대국일수록 스파이 활동이 더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강대국은 비밀에 있어서 동맹국들 보다 앞선 정보력을 갖춘다.미국은 텔레반의 테러를 겪으면서 전자 정보보다 스파이 활동 중심의 휴민트로 옮겨가고 있다.미국의 CIA와 FBI,소련의 KGB,영국의M15, M16은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특히 독일의 경우 우리와 같은 분단국이라는 상황하에서의 이야기인 만큼 시사점이 크다.저자는 체제 유지를 위한 스파이 활동의 고비용구조가 결국 동독의 경제난을 재촉했다고 평하고 있다.참 아이러니 하게도 외부 침입이 아닌 내적 요인에 의해 서서히 붕괴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한 선교단체 납치사건 때 국가정보원의 수장이 얼굴을 노출 시키는 실수를 범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정보전이 얼마나 선진국보다 뒤쳐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현대 사회는 정보의 보유가 국가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시대이다.독도 문제도 일본의 경우 온갖 외교적 수단을 사용하여 독도를 이슈화 시켜 놓았다. 여기에도 스파이의 활동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세계는 어쩌면 우리가 잘 모르는 그림자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