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서 일까? 책표지의 시원한 하늘과 바다 색상이 끌린다.저자 하야사카 마키는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가 영화화되면서 그것을 토대로 책을 써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고 픽션을 가미하여 이 책을 쓰게 된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글은 처음인데,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야마구찌 하루미씨가 그림까지 곁들준다.하야사카 마키는 야마구찌 하루미씨를 그에게 구름 위의 존재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본의 시마네 현 히라타 시 시오츠라는 바닷가 마을에 전교생이 겨우 열일곱 명뿐인 시오츠 초등학교가 있다.교실에서는 바다가 보인다.도시 초등학교에서 전근온 시즈카 선생님의 눈에 비친 이 곳의 아이들은 원초적인 순수함이 묻어나는 아이들이다.특히 이즈미 고헤이는 장난꾸러기이지만 똑똑하고 순수하며 착하다.고헤이는 수업시간에 항상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시선이 바다쪽을 향하고 있어서 그는 철학자같은 표정이 된다.그 아이는 너무 멀리 있어서 아무도 보지 못하는 하얀배를 발견하게 되고,그것이 원인이 되어 카페리호의 오타선장의 초청으로 아이들과 선생님은 최초로 마을을 떠나 만삼천톤의 커다란 레인보우 러브호를 타보게 된다.
내가 다녔던 시골의 초등학교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다.아이스 블루와 에메랄드 그린의 경계가 또렷한 바다 그림이 환상적이다.수채화 위에 콜라주를 표현한 듯한 그림들. 고헤이는 관찰력이 뛰어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아이들의 꿈을 이루어 주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멀리 있는 물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망원경을 사주는 교장선생님,선장님께 편지를 쓸 수 있게 해주시는 시즈카 선생님, 배타는 여행을 하게 도와주는 고헤이의 할아버지,아이들을 배로 초대하는 오타선장,신문에 이야기를 실어주는 취재원 모리와키씨.
아이들 ,선생님, 가족들 모두 꿈에 부풀고 나역시 책 속에 빠져 희망에 부푼다.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이들의 순수한 꿈에 감동하기도 한다.아이들의 꿈을 보면서 어른들은 첫사랑과 같은 설레임을 느끼기도 하고,어릴때 밖에 꿀 수 없는 꿈에 대해서도 뒤돌아 보게 된다.아이들이 꿈을 이룰땐 기쁨에 눈물이 난다.모두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책속의 어른들과 같이 꿈꾸는 법을 알게 되고,꿈을 키워나가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이 책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내가 일본인 작가의 책을 읽을때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우리와는 너무 다른 일본의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가끔 벽에 부딪힌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일장기가 그려진 배들의 모습에서 깜짝 놀라는 나의 모습을 본다.졸업식에 입고 있는 고헤이의 교복을 보고 또 한 번 깜짝 놀란다.일제 감정기의 악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아직도 내겐 일본적인 것들이 낫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실화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표현이 아름다운 글들을 적어본다.
*그 순수함을 잡아보려 하면 손바닥에서 주르르 미끄러져 버린다.
*작은 자동차로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시즈카는 가슴 언저리에 빗방울이 떨어진 듯한 충격을 느꼈다.
*즈카사사 부는 피리 소리가 바닷바람에 녹아 떠내려간다.
*"저렇게 파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조금도 파래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지 않니?"
*전근 온 이후 뭔지 모르게 자신감을 잃고 있었던 시즈카였지만,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손으로 더듬어 가면서 아이들을 대하고,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호수의 잔물결이 어릴 적 꾸었던 꿈을 떠올리게 해 줄지도 몰라.그 때 꾸었던 꿈의 끝에 지금 나는 있는 것일까...
*"봐,그 따스한 눈물도 하나의 선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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