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 속에 갇힌 기사
로버트 피셔 지음, 김연수 옮김 / 뜨인돌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에 이끌려 집어든 책이다.이끌림 이란것은  어쩌면 자신의 무의식 저변에 숨어 있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옮긴이의 글부터 아~내 얘기구나! 하는 감동이 온다.삶은 왜 그대로 일까? 라는 물음에서 부터.한걸음 더 나아가도,어떤이는 여행을 떠나도,멀리가도 삶은 바뀌는게 없을까?
 

 이 책은 자아도취에 빠진 기사의 영적 모험을 그린 책으로, 어른을 위한 생각동화 쯤으로 분류하면 된다. 1장부터 7장 1.진퇴양란에 빠진 기사 2.숲 속의 멀린 3.진리의 길 4.침묵성 5.지혜성 6.의지용감성 7.진리의 꼭대기 7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된143페이지 분량에 하나의 이야기다.

 

 서두 부분에 기사,아내 줄리엣,아들 크리스토퍼의 등장은 이 책을 가족 부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이야기로 축소시켜 해석하게 만든다.갑옷이라는 직장에 묻혀서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가장.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는 가장.자신의 일을 더 사랑하는 가장의 모습.가장은 그것이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인 줄 알고 있다.

 

 하지만 갑옷을 벗을 수 없다면 자신이 떠나겠다는 아내의 말에 충격을 받고 갑옷을 벗기 위해 길을 떠난다.여기서 부터는 가장의 문제에 맞추어져 있던 이야기의 초점이 더 포괄적인 것으로 넓어져 간다.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광대 글래드백,마법사멀린,의인화한 다람쥐,비둘기레베카의 도움으로 기사가 갑옷을 벗게 되는 과정을 만나게 된다.또한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삶의 진리들을 터득하게 된다.

 

 서두 부분과 달리 본론부터는 갑옷의 의미가 우리 모두의 갑옷이었음을 깨닫게 된다.그 무엇인가로 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 깊은 곳에 갑옷을 두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책 속의 삽화도 책의 의미를 이해 하는데 재미를 한껏 더해 준다.
우리들의 어리석은 모습과 마주칠때는 웃음이 나온다.아~! 그래!하는 감동이 오는 부분도 많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낀 부분은 자기 인식에 관한 부분이다.두번 읽었어도 이 부분은 역시 내게 어렵다.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 했지만....책 속의 기사가 느꼈던 어려움을 나도 똑같이 느끼는 모양이다.아마도 나의 참된 자아는 갑옷 속에 꼭꼭 숨어 있어서 깊은 슬픔,절망,열망을 겪은 후에나 찾을 수 있으려나...

 
 어떤 선입견이나 변명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것.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책임감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자기가 모든 일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 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그리고 내가 두려워 하는 것,집착하는 것들을 무소유의 개념으로 놓아 버리는것...
자기 인식을 한다는 것은 그것이리라.



 이 책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이타심,자신의 내면 세계의 고찰,야망....인간의 온갖 마음에 대해 본질적으로 파헤쳐 보고 답을 이끌어 내고 있다.책 한 권이 모두 진리의 창고라고 할 수 있다.두번 읽어도 좋을것 같아서 한번 더 읽었다.

  
  내가 가장 감동한 부분을 적어본다.

 "이게 뭐죠?"

 "삶이지"

 "처음 맛 볼때는 쓴 맛이었고,조금 더 맛보니 좋은 맛이 났겠지?"

 "맞아요.마지막 한 모금은 정말 맛있었어요"

 "네가 마시는 걸 받아들이기 시작한 바로 그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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