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경 없는 미술실 - 언어도 국적도 묻지 않는 우리들의 작은 교실
아이보리얀 신경아 지음 / 차츰 / 2026년 1월
평점 :
아이들은 자의가 아닌 부모, 국가, 전쟁, 차별등 여러가지 이유로 살던 곳을 떠나 한국에 건너와 안산에 살고 있다. 언어와 문화를 익히느라 공부가 아닌 생존이 우선 순위인 삶을 살아내고 있는 학교 현장에 부임한 미술 교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언어도 통하지 않고 부모의 조력을 기대할 수도 없으며 예산도 충분하지 않은- 어느것 하나 교사를 돕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교감 선생님, 동료 교사, 주무관님 무엇보다 마음을 열어준 학생들이 선생님 편이었다. 간간히 나온 작가의 가족사와 그림 전공을 하고 화가가 되기 위한 분투도 한 몫 했으리라. 어려움을 제대로 마주했던 사람의 내면은 강하다.
"경계에 선 아이들은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이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 (p. 250)
경계에 서 본 어른들도 여러번 이별을 겪었을 것이다. 그 이별을 그림과 글로 담고 자신의 이야기로 남기는 작업이야 말로 예술이 추구하는 본질이 아닐까. 두고온 가족과 친구, 마지막으로 나눈 식사, 같이 봤던 동네 풍경. 아프게만 간직할 일이 아니라 같이 보고 공감하며 나눌 수만 있어도 사는 일이 훨씬 수월해 질텐데 싶었다.
"우리가 누려온 많은 조건은 그저 주어진 선물에 가까웠다. 나는 사회적 기여란, 교육이 더 이상 위를 보며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가장 낮은 곳으로 방향을 틀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p. 246)
'낮은 곳으로 흐른다' 라는 문장을 오래오래 곱씹어 보았다. 높은 곳으로 더 높이 오르려고만 할 때 주위와 타인은 그저 올라가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인다는 것. 책을 읽고나서 여러 생각과 장면이 겹쳐 글마저 두서가 없지만 현장에서 부딪히고 깎여 나가며 꾹꾹 눌러쓰신 말들은 소중했다.
귀한 책 쓰고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면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자녀가 없어도, 예술에 관심이 없으셔도 일독을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 이 책은 '예술 교육' 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의 기록' 을 이야기 하는 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