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한편
우연히 읽게 된 ‘오 헨리‘의 단편 소설
비오는 날 작은 선물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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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판사 베나자 위더프에게 부부가 이혼을 의뢰한다.
랜시 빌브로와 그의 아내 아리엘라는 서로 동의하에 이혼을 원했다.
치안판사에게 주어야 할 이혼수수료는 5달러, 랜시 빌브로와는 곰 가죽과 여우 두 마리를 판 5달러를 판사에게 주었다. 5달러는 그가 가진 전부였다.

판사는 이혼 판결을 쓰고 서로의 자유를 위해 그 문서를 낭독하였다. 판사가 증명서 한 통을 랜시에게 건네주려고 할 때 아리엘라가 그것을 막았다. 아직 모든 것이 해결된 게 아니라며 위자료를 요구한다.
랜시 빌브로와는 위자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아리엘라는 신발하고 다른 것을 사려면 5달러는 있어야 한다고 하며 위자료 5달러를 요구한다. 판사는 그정도 금액이라면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랜스 빌브로와에게 5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랜시는 가진 돈이 없다. 그래서 랜시는 다음 날로 판결을 미룬다.

부부가 돌아간 후 치안판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5달러를 강도에게 빼앗긴다. 판사는 강도가 시킨대로 ‘5달러 지폐를 돌돌 말아 총구에 집어 넣고‘ 그 자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판사는 이혼 판결을 위해 부부와 다시 마주 한다. 그때 랜시가 아내에게 5달러짜리 지폐를 건네 주는데 판사의 눈에 들어온 돌돌 말려 있는 5달러지폐가 낯설지 않았다. 심증만 있는 상황에서 내색을 할 순 없었다. 판사는 두 사람에게 이혼 판결서를 내주었다. 이제 두 사람은 각각 아무 말 없이 돌아서 가면 된다. 하지만 부부에게 닥친 현실을 인지한 이들은 깨닫는다. 서로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판사는 부부에게 이혼에 의해 생긴 자격 상실을 취소할 경우 5달러의 수수료가 또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꺼이 5달러를 판사에게 넘겨 준다. 그리고 랜시와 그의 아내 아리엘라는 다시 부부가 된다. 이제 부부는 달구지를 타고 서로의 손을 꽉 붙잡고 그들의 집으로 향했다. 치안판사 베나드 위더프는 책상 위의 5달러 지폐를 집어서 조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이 짧은 ‘오 헨리‘의 소설은 작은 웃음을 안겨 주는 소박한 이야기로 사람의 생각을 자극한다.
<인생 유전> ‘돌고 도는 인생‘과 함께 ‘돌고 도는 돈은‘ 우리의 일상이다. 평범한 불만과 평범한 삶의 패턴은 평범한 불만을 자극한다. 이렇듯 삶은 비슷비슷한가 보다. 결혼 한 이들의 불만 상황은 서로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생각하지만, 막상 헤어짐이 현실로 닥치면 그동안 잊혀졌던 자질구레한 일상이 절실해진다. 혼자라는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내가 할 일에 대해서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서 막막해진다. 그리고 이야기 속 5달러 지폐의 돌고 도는 상황은 돈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곳에 머무를 수 없는 ‘돈의 섭리‘는 돌고 도는 인생이다.
우리네 인생 또한 그러고 보면 돌고 돈다. 그래서 이 짧은 소설의 제목이 <인생 유전>이 될 수밖에 없다. 오 헨리의 정감있는 시선이 담긴 짧은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래도 순박하고 착하다. 그래서 세 명의 등장인물이 팍팍한 지금을 살고 있는 나에게 더 구수하게 다가온다.

비오는 오늘 우연히 읽게 된 짧은 소설이 가져다 주는 선물은 소박한 깨달음이다.
이 시대의 화려함 속에서 찾은 정겨움은, 그래도 인생은 무상함도 있지만 소소한 즐거운 일상이 더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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