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이 책은 이미 내 손을 떠났다.
2년 전에 주문한 책을 받아 읽고 지인에게 넘겨주고 받지 못한 책이 되버렸다.
이렇게 빌려 주고 받지 못한 책이 많아서 아쉬운 건 없다.
그냥 선물했다 생각하고 넘긴다.

책에 대한 기억을 오늘 sns에서 알려주었다.
내가 지난 날 무엇을 했는지 ..
공포 영화 앞에서 소름돋는 경험을 느끼는 하루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다시 <경애의 마음>을 들쳐보는 시간이 생겼다.

경애와 상수의 마음

이 책은 마음이라는 감정을 자극해
‘ 존중‘이라는 단어가 생각나게 만들었다.

학창시절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으로 잃게 된 한 친구에 대한  공통된 기억은 상수와 경애의 마음에 항상 슬픔의 여지를 두었다.
상수와 경애의 마음은 이러한 깊은 아픔을 간직한 채  현실 삶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드의 삶을 산다.
각자의 아픔을 견디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지만, 사회는 늘 그들을 불편해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차분해지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일까 급하지 않는 나의 속도에 경애와 상수의 마음의 속도가 그대로 중첩됐다.

그들이 각자의  아픈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며 살아 왔는지 그리고  서로의 봉인된 마음이 해체되어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 올지 몰라 고심하는 마음들이 읽혔다.
 상수는 경애에게 둘 사이에 놓인 ‘공통된 친구에 대한 기억‘을 쉽게 말할 수 없었다. 상수의 그  마음을 읽는 내내  나는 그런 마음이 이해가 갔다.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페이드아웃되는 일이 다른 이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을 함부로 들여다 보는 것도 말하는것도 위험할지 모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 조심스런 일이다.
‘위로‘라고 했던 것들이 어찌보면 또 다른 상처를 줄 때가 많다.
하지만 이는 괜한 오지랖이 될지도 모른다.
그동안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고 무심코 한 행동들이 있지는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된다.

천천히 누군가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 보는 시간이 되어주는 시간이였다.

 ˝누군가에 진심으로 마음을 다한다.˝

그 의미를 다시 새겼다.

 스스로가 다시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더이상 아웃사이드가 아닌 자신의 삶에서 점점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경애와 상수를 보며 마음이 놓였다. 
스스로 각자의 마음과 감정에 책임을 지면서 조금씩 나아갔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상처입어 아파하는 마음
버리고 싶어 애써 노력하고 더 힘들어 하곤 한다.
하지만 그 마음조차 나의 마음이다.
그리고 결국엔 이 모든게 나를 지탱하는 마음이기에 상처입어 부서졌지만 부서진 마음을 다시 다져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경애와 상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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