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난민>
‘‘이 지구별 위에서 인간은 이래저래 난민일 수밖에 없다.‘‘
작가의 말처럼 난민 유전자를 나눈 사람들 중 한 명, 나도 지금 난민이다.
바쁜 일상에서 이래저래 중심없이 흔들리고 불안해 하는 내모습이 책속에 이들과 별 다를게 없다. 이렇게 불안한 난민이 되버린 현실을 마주하고 그 속에서 ‘갈팡질팡‘곤궁에 빠진 나를 발견하곤 한다.
무국적자 신세가 되버린 난민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안도감이 담겨있다. 다행히 나는 ‘대한민국 ‘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 나라가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깃들기도 한다. 저들 만큼이나 내 삶이 깊이 절박하지 않다는 것도 위안이다.
유령도시로 불리는 미래도시,
현실에서 도망쳐 숨어든 도시에서 해나와 강민은 난민이 되버린 현실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른 삶이 주어지고 적응한다.
가문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
딸보다 율법이 먼저인 가족들로부터 행해진 ‘명예살인‘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고 ‘가족의 울타리‘ 마저 의지할 수 없는 체 국경을 넘어야 했던 ‘찬드라‘ 를 보며 생각했다. 아직도 지구 곳곳에 행해지고 있는 해괴한 인권유린에서 ‘여성‘은 언제쯤 완전히 벗어 날수 있을까. 안타깝고 답답하다.
국경과 인종을 넘어선 사랑, 미셸과 웅가 커플
이들은 또 한 번, 국경을 넘어야 했다. 난민으로 인정 받고 새로운 국적을 얻기 위해 선택한 삶은 이들의 사랑과 시간에 있어서 주체적이고 희망적이다.
캄보디아 수상가옥촌의 시골 청년 뚱가,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고 수상가옥의 현실에서 나오기위해 범죄를 저지른다. 삶에서 결국 기다리는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뚱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중국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인 모샤르와 한족인 옥란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각자 떠도는 난민이다.
이들은 제각각의 사연들로 난민이 되어 ‘난민 보호 센터‘에서 만났다. 하지만 그곳에서 이들의 삶은 적어도 생활이 곤궁하지도 연민의 눈길로 바라보는 불쌍함도 없었다. 심지어 그들의 주체적인 삶은 즐겁기도 했다. 그리고 서로가 연대하며 정이 들어간다. 그러던 중 찬드라의 베일이 벗겨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녀의 일그러진 얼굴은 평생 ‘주홍글씨‘가 되어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말한것 처럼
‘‘결국 세상엔 못 견딜게 없고, 누구든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고 또 살아가게 마련이다.‘‘
이처럼 인간은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살아간다.
삶을 포기하지만 않으면 말이다.
때로 삶이 내뜻과 다르게 흘러 갈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오는 비애감은 현재의 시간을 더욱 힘들게 한다. 도망치고 싶고 외면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난민이 된 자신의 현실과 마주한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직면해 나가는 지혜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난민보호센터에서 누나를 기다리는 민,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분명 누나가 찾아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큐브를 손에 놓지 않았다. 하지만
‘찬드라의 베일 사건‘과 ‘뚱가의 죽음‘으로 민은 더이상 누나를 기다리지 않기로 마음 먹는다. 이제 민은 현실을 직면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큐브를 던진다. 찬드라도 민은 이렇게 성장했다.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삶이 내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수없이 많다. 그리고 그 현실에서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시간이 그렇게 쉽지도 않다. 하지만 분명 기다리는게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작정 기다리기 보다는 뭐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한다는 것은 어쩌면 할 수 있는게 많다는 것일 수도 있다.
제대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가 속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살기 위해 어떠한 방법이든 스스로 찾고 나가야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새끼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처럼 세상의 벽을 부수고 나와야 가능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은 우리 삶에서 매번 찾아 온다.
이렇듯 우리는 매번 이렇게 조금씩 성장해가며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일지도...
인생을 살면서 늘 부딪치는 벽, 세상에서 나는 어느새 난민이 되어 이리저리 부딪힌다. 수많은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며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그러기위해 더 현명하게 지혜롭게 버티기 위해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