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체르노빌 사고 당시 핵 구름이 나흘만에 아프리카, 중국까지 도달했다는 사실 , 후쿠시마의 핵 구름 또한 유럽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까지 도달했다는 기사에 전 세계가 긴장했던 사실을 떠올린다.

우리는 문명의 힘, 발전된 과학기술에 대한 지나친 긍정적인 인식 속에서 안주 하며 살고 있다.
이러한 확신에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것이 재앙,재난이다.
어떠한 사건이 불거질때 우리의 사고는 다시 멈추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비극이 누구의 것이며 이러한 비극이 초래한 결과며 원인 분석에 분주하다. 하지만 이 또한 잠시 ‘망각‘이라는 어쩔 수 없는 기억엔 이러한 끔찍한 사건들 또한 잊어 버리고 만다.

1986년 4월 26일 1시23분 58초
벨라루스 국경에 인접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가 폭발한다. 이 사고는 20세기 최대의 기술적 재앙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30년도 채 안된 2011년 3월 11일, 일본 지진 해일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다.
절대적 안전을 자랑하던 원자력 발전소들은 아주 조용히 무서운 재앙으로 다가 왔다.

1986년 4월 체르노빌은 소비에트연방, 고르바초프의 시대이다. 공동체적 삶에 익숙했던 ‘소비에트 사람들‘ 은 나라가 하는 일에 그냥 믿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여겨 나라의 명령에 절대적 복종만이 믿음이라 생각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국가는 국민을 속이고 그 속에 사는 국민은 진실에 대해 알려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는 말한다.
‘‘돌아보니 땅만 오염된 것이 아니라 우리 인식까지 오염되어 더렵혀져 있던거였다.‘‘
실체가 없는 전쟁, 이해 못하는 사람들
정작 무서워 하는‘이것‘의 실체를 모르고 있는 당사자들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은 바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바로 일어 나지 않는다. 단지, 눈에 보이는 총,칼을 든 사람이 무서울 뿐이고 일상적인 것에 큰 변화가 답답할 뿐이다.
이렇게 정말 무서운 일은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체르노빌에서 가장 안정적인 로봇은 ‘군인‘ 이었다. 아니 그곳에 작업했던 이들은 모두 실제 로봇보다 더 로봇이었다.
그들은 몇시간 버티지 못하던 로봇들과 기계들 대신 원자로 상공을 하루에 네다섯 번을 비행하고 치사량에 피폭된 후에도 끝까지 비행했다. 원자로 아래에 밤낮으로 터널을 뚫던 수많은 광부들은 그들이 믿는 나라의 부름에 보호장비 하나 없이 작업을 했고 죽어갔다. 하지만 이들의 이름과 글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체르노빌을 둘러싼 거짓들 속에서 그들은 또 한번 죽었다.

‘‘우리 마을에는 묘지가 세 개 남아있다.‘‘

첫번째 묘지는 사람이 묻힌 오래된 묘지고 , 두번째 묘지는 우리가 버려 총살당한 개와 고양이, 세번째 묘지에는 우리집이 묻혀있다.

‘‘우리는 집까지 장사 지냈다.‘‘

그들의 목소리, 지금도 인정하기 싫은 시간들
누구를 욕하고 원망해야 될지도 모른다.
방사선에 피폭되어 ‘체르노빌레츠‘로 지내는 지금의 시간에도 여전히 오염된 땅에 살면서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매우 자연스럽게 차려진 실험실‘‘이라 말한다.

지금의 우린 급변하게 발전하는 과학의 진보 아래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산다. 시대의 진보가 어느새 너무나 당연해지고 익숙해져 내가 누리는 이 모든 것에 숨어 있는 이면들을 볼 수 없을때가 많다. 낯익은 세상이 언제 낯선 세상으로 돌변할지 모른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가동중인 원자로 개수가 총 24개이다. 국제원자력기구자료에 의하면 보유 원자로 개수와 발전량 모두 세계6위의 규모다. 하지만 더 무서운건 원전 밀집도가 세계1위 라는 것이다.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폭발로 인한 핵구름은 누구의 문제로 국한될 것이 아니라 인류전체의 문제일 것이다.
언제, 내가 누리는 낯익은 익숙한 것들이 낯선 공포로 세상을 바꿀지 모른다.
분명한건, 절대적 안전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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