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 조금은 뾰족하고, 소심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텅바이몽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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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가시나무' 노래에도 나오듯 우리 속에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 강한 척, 있는 척, 착한 척, 괜찮은 척,... 그러다가 진짜 내 모습을 잊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숨긴다고 본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어느 날 갑자기 쌓아두었던 빨랫감들이 장롱에서 터져 나오듯 그렇게 툭 터지고 만다. 그럴 땐 제대로 가면을 쓰고 싶다. 쥐구멍에 숨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가 이렇게 소심하고 못나고 부끄러운 사람인가 싶어서.

이 책은 그런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고 한다. 모든 '척'을 내려놓고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책에 나오는 다양한 '척'은 내게도 발견되는 모습들이다. 관계에서 상처받기 싫어 먼저 가시를 세우고, SNS에 올리기 위해 밥 먹기 전 여러 장 찍고, 맞춰주느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본심을 말하는 데 서투르다. 그런데 그런 내 모습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면을 벗을 용기를 준다. 그림과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금세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나의 모습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안아줄 수 있게 된다.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해지고 싶은 모든 분께 추천한다.
우리는 매일 스스로에게 이렇게 외칠 필요가 있으니까,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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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남매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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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다.’

그렇다고 피로 맺어진 관계가 항상 남보다 끈끈하다고 볼 수는 없다. 친하다고 생각하기에, 날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무조건 이해받고 싶고 편하게 대하며 쉽게 상처를 주고 마는 것이 가족이기도 하다. 

이혼, 가난, 왕따 등 각자의 문제로 서로 물고 뜯다가 행복해지기 위해 함께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가족이 있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각자의 글에 댓글을 달다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화해하게 되었다는 글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이 책에는 중년의 나이에 이혼을 하고 자녀들을 양육하기 위해 청소부를 비롯해 온갖 일을 해온 엄마, 학교에서 심한 왕따를 겪고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무기력으로 집에서 나오지 않는 딸, 행복을 위해 달려왔지만 가난이라는 짐을 던지지 못한 아들이 나온다. 그들은 각자 속앓이, 속마음 이야기, 꿈을 향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너무도 고생한 엄마, 마음 앓이가 심한 딸, 엄마와 딸을 다독이는 든든한 아들이 서로를 향해 칭찬과 격려, 진심 어린 충고를 쏟아낸다. 

책 속에 아들이 엄마를 인터뷰한 글이 나온다. 상냥하고 친절한 딸이 되고 싶지만 부모님과의 긴 대화는 역시 낯간지럽다. 인터뷰 형식을 통해 부모님을 더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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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마야
멀린 페르손 지올리토 지음, 황소연 옮김 / 검은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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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부촌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인 세바스티안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그의 여자친구 마야가 공범으로 체포된다. 그녀는 어떻게 혼자 살아남은 걸까? 마야는 친구들을 쏜 게 맞는 걸까? 마야와 친구들은 어떤 일들을 겪은 거지? 마야는 공범 혐의를 벗게 될 것인가? 등 여러 의문을 던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야의 남자친구 세바스티안은 그의 아버지를 죽이고 학교에 총기와 폭탄을 가져와 친구들과 선생님을 죽였다. 여자친구인 마야만 빼고. 그녀의 남자친구 세바스티안은 억만장자의 아들이며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남자애이다. 세바스티안은 마야를 만나기 전부터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지만 아닌 척하고 지내왔다. 그러다 마야를 만나고 사귀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심해질 사건이 발생한다. 그때, 세바스티안이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심약해지고 그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마야조차 세바스티안을 버거워할 때 어떤 어른이 그를 도우려 나섰는가? 모든 상황이 빠르게 나쁜 쪽으로 향해가고 있는데 브레이크를 걸만한 어른은 없었다. 마야의 시점을 통해 마야가 심리적으로 얼마나 힘들고 지쳤는지, 법정에서 하지 못한 숨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이 책에는 많은 이야깃 거리가 담겨 있다. 억만장자와 그를 떠받드는 사람들, 스웨덴의 다문화 실상, 총기 난사 사건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 다양한 이유,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비트는 변호인들, 자기 잇속만 챙기는 모습, 다정한 가정의 실체 등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것들은 청소년 범죄에 대해 결과만 보고 판단하던 내게 무관심으로 방임하고 있는 모습은 없는지 돌아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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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ming 경주 - 천년의 마음 천년의 노래 humming 허밍 시리즈 1
허선영 지음, 김동율 사진 / 아이퍼블릭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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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가수 앨범 같은 책을 만났다. 
humming(흥얼) 거리며 경주 곳곳을 누비고 소개하는데 여행 가이드 서적은 아니라고 한다.
이 책 뭐지? 경주 사진집 같기도 하고 경주 매거진 같기도 하고 경주의 숨은 장소와 인물을 소개하는 홍보자료 같기도 하고.
중요한 건 책의 짜임새가 깔끔하고 매끄러워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경주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남달라 나도 그 시선으로 경주를 바라보고 싶어진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경주가 주는 편안함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국내 여행지 중 경주는 국내인, 외국인 가리지 않고 모두 선호하는 여행지이다. 혹자는 어렸을 때 수학여행으로 자주 갔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다고도 하는데 나는 그 어떤 여행으로도 경주를 제대로 다녀온 적이 없다. 벚꽃이 만발할 때, 단풍이 물들었을 때, 핑크뮬리가 하늘거릴 때 경주에서 찍은 인생사진을 SNS으로 보며 부러워만 하고 있다. 내게 경주는 인생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자 문화유적이 산재되어 있는 곳, 딱 그 정도였다. 

그런 내게 <허밍:경주>는 경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사진들로 날 유혹하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다음 여행지 리스트에 추가하게 만들었다. 양 페이지 가득 담긴 경주의 매력을 보는 순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없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내용은 인터뷰 부분이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최고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들의 이야기 때문에 경주를 방문해야 할 이유가 더 생겼다. 직접 가서 맛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도전받아야지.

고분과 왕릉만 가득한 옛날 도시로 치부했던 경주를 다시 보게 해준 
<허밍:경주> 책이랑 먹거리 싸 들고 소풍 삼아 경주에 놀러 가고 싶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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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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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의 목표는 독자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거나 용기를 내어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에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는 성공했다고 본다. 일기라도 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Q. 특별한 경험이 없을 때, 그 경험을 어떻게 재미있게 말할 수 있나요?

흔치 않은 경험에 대한 글만큼이나 흔한 경험에 대한 글이 잘 팔리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너무 평범하고, 생각도 평범하고, 글도 평범하다. 그런 것을 두고 공감을 얻는 글이라고 부릅니다. 남들도 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작가와 독자가 서로 닮은 꼴을 발견했기 때문에 거기서 재미가 생겨난다는 말입니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다는 글귀였는데 저자는 '공감'은 특별하고 뛰어난 어떤 경험이 아닌 누구나 겪은 평범한 경험에서 온다고 말한다. 요즘 주목받는 베스트셀러도 인기 작가나 전문인이 아닌 일반인이 자신이 겪은 내용을 솔직하고 이해되도록 쓴 글이라고 한다. 멋지고 화려한 삶이 아닌 출퇴근에 한 번쯤 지나쳤을 그 직장인이 쓴 회사생활의 고단함이 독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이다.

<씨네 21>에서 9년째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4권의 책을 낸 작가이자 수십 곳에 영화와 책에 대한 간행물을 쓴 평론가이며 수많은 글을 읽고 고치고 수정하는 편집가이고 이미 여러 곳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강사이다. 나는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지만 친한 언니가 글쓰기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주는 친근함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주제 선택, 퇴고 노하우, 에세이 출판, 글쓰기 Q&A의 내용이 들어있다. 즉, 한 권의 에세이로 완성하기까지 단계별 가이드를 제시한다. 게다가 책 읽는 사람보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이 시대에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쓰는 비법을 조목조목 세세하게 알려주니 어찌 아니 반가우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처음부터 잘 쓰는 글이 아닌 꾸준히 써나가는 성실함을 강조하고,
궁금한 부분은 쏙쏙 뽑아서 알려주니

이 책도 많이 사랑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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