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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팬티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55
다카하시 노조미 지음, 이루리 옮김 / 북극곰 / 2019년 9월
평점 :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책을 만났어요.
바로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채택된 <고슴도치의 알>의 저자 다카하시 노조미의 신작, <도토리 팬티>예요.
표지를 보면 빨간색 털실로 뜨개질을 하는 다람쥐와 털실 위에서 웃고 있는 도토리가 있어요.
<도토리 팬티>는 바로 표지 속의 다람쥐와 도토리 이야기랍니다.
도토리에게 모자가 없어서 못 알아보셨지요?
이 책에서는 모자를 잃은 도토리가 아니라 팬티를 잃어버린 도토리로 나온답니다.
그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다람쥐가 빨강, 파랑, 노랑 털실을 한 무더기 들고 기분 좋게 집으로 가고 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우는소리가 들리지 뭐예요?
누가 울고 있나 자세히 봤더니 나무 위에서 도토리가 울고 있어요.

왜 우냐고 물었더니 팬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래요.
뜨개질을 잘하는 다람쥐는 마침 털실이 넉넉하다며 걱정 말라고 하죠.
도토리의 치수를 재고 도토리가 좋아하는 색의 털실로 순식간에 팬티를 만들어요.

빨강 털실로 만든 팬티를 입은 도토리는 기분이 좋아졌어요.
다람쥐는 도토리의 인사를 뒤로하고 집에 들어갔어요.
이제 다람쥐의 옷을 만들면 돼요.
그런데...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어머나, 밤톨이처럼 생긴 도토리들이 모여왔네요.
팬티를 잃어버린 도토리들이 자신들의 팬티도 만들어달라는 거였어요.

착한 다람쥐는 도토리들의 팬티를 모두 만들어주게 돼요.
빨강 팬티, 노랑 팬티, 찢어진 팬티..는 아니고;; 초록 팬티.
솜씨 좋은 다람쥐는 금방 팬티를 만들어 선물해요.

도토리들에게 팬티를 다 만들어주고 자신의 옷을 만들려고 바구니를 보니,
털실이 다 떨어졌네요. 다람쥐에게도 옷이 필요한데 어쩌죠?
다람쥐는 어떻게 옷을 만들게 될까요?
결말이 궁금하시면 책을 읽어보세요. :)
<도토리 팬티>는 도토리 모자를 팬티로 생각했다는 점이 기발해서 읽게 된 책이에요.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팬티를 잃어버린 도토리가 너무 귀엽고, 도토리에게 팬티를 만들어주는 다람쥐의 생각이 예쁘고 다람쥐 옆에서 올망졸망 쳐다보는 도토리들이 깜찍해서 보고 또 보게 되는 책이었어요.
도토리는 다람쥐의 먹이인데 도토리에게 팬티를 만들어주는 상상력은 절 행복하게 해 주더라고요. 모자와 분리되어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보고 '도토리가 춥겠다. 옷을 입혀줘야지'라는 생각을 한 다카하시 노조미 작가의 따뜻함이 책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일 거예요.
누구나 도토리를 보면 꼭지부분을 위로하고 보는데
위 아래를 돌려서 꼭지를 팬티로 생각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