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 - 29CM 카피라이터의 조금은 사적인 카피들
이유미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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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 소문난 책, <문장 수집 생활>을 쓴 이유미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조금은 사적인 카피들"이라는 소개 문구에 <문장 수집 생활>과 내용이 비슷할까 봐 선택에 앞서 살짝 머뭇거렸지만 카피라이터의 눈길을 끈 카피들이 궁금해 읽어 보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이유미 작가의 <문장 수집 생활> 책을 소장하고 있지만 아직 읽지 않았다. 그래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이미 검증된 책보다 신작을 읽으며 인기 작가의 능력을 확인하는 것도 좋았다.


단 한 줄, 하나의 문장이 마음에 들어 책을 사게 된다는 말처럼 살면서 내 마음에 들어오는 누군가의 말, 안내 문구, 광고 카피로 인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작가는 그런 문장들을 모아 에세이집을 만들었다. '짧은 문장을 통해 여러 생각이 떠오를 수 있구나, 나는 생각 못 했던 걸 찾아내시는구나'라고 놀랍기도 하고 딸이자 아내로서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다. 매일 일기를 쓰면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고 하는데 '늘 쳇바퀴처럼 똑같은 삶에서 매일 다른 일기를 어떻게 쓰나?'라며 일기 쓰기를 미뤄왔는데, 나도 이제는 하루 중 와닿았던 한 문장을 가지고 기분이 좋았으면 좋았던 데로, 나빴으면 나빴던 이유를 대며 일기 쓰기를 시작해야겠다.


한동안 책 읽기에 권태기가 왔었는데 다시 책 읽는 즐거움을 준 책,

살림하다 지쳐서 커피 한 잔이 떠오르는 야밤에 읽으면 좋을 책,

기발한 문장 발견을 통한 생각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책,

읽기를 잘 했다, 기분 전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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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천재들 2 : 깊고 어두운 바다 밑에서 와이즈만 청소년문학 2
빌 나이.그레고리 몬 지음, 남길영 옮김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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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잭과 천재들>은 청소년 모험 시리즈로 미국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이다. 이번에 내가 읽은 <잭과 천재들2>은 두 번째 이야기인 '깊고 어두운 바다 밑에서'라는 부재를 가지고 있다. 시리즈이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로 이야기가 진행되므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될 듯하다. 깊고 어두운 바다 밑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궁금하고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잭은 천재 형제들인 아바와 매트, 그리고 행크 위더스푼 박사와 함께 억만장자 과학자인 애슐리 박사의 초청으로 하와이의 니호아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물론 호화로운 휴가를 즐기려는 여행은 아니었다. 애슐리 박가 로사 박사에게 지원하여 짓고 있는 전기 발전소가 파괴되었는데 방해 공작의 배후가 누구인지, 왜 파괴되었는지 잭과 천재들이 찾아낸다.

발전소가 니호아섬에 세워지는 것을 반대하는 원주민이 파괴한 것일까? 잭에게 GPS를 달아놓은 해군 특수 부대원이자 애슐리 박사의 수행원인 킬데아일까? 아니면 제3의 인물인가? 잭과 천재 형제들은 행크 박사를 도와 전기 발전소 파괴사건의 진상을 밝히려고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잭은 잠수정을 타고 바다 600미터 아래로 내려갔다가 통신이 끊겨 육지로 돌아오지 못할 뻔하고 돛단배를 타고 범인을 쫓다가 망망대해에서 돌아갈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잭과 천재들이 힘을 합쳐 범인을 알아내게 되니, 발뺌하던 범인을 실토하게 하는 장면은 가히 통쾌했다.

잭은 천재가 아니라서 과학적인 지식과 이론에 약하다. 그래서 그의 아이디어는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사건 해결을 위한 추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나도 천재가 아니기에 노력하는 잭의 모습에 감정이입이 되었다. 때론 허세를 부리고, 때론 같이 추리하고, 때론 용기를 내면서. 제목이 잭과 천재들인 이유는 잭이 천재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기대했던 깊은 바닷속 환상적인 장면은 많이 나오지 않지만 박진감 넘치는 진행과 짜릿한 모험이 가득했다. 예상외의 반전과 훈훈한 마무리는 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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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인사이드 스토리북
오웬 윌리엄스 지음, 김지연 옮김 / 온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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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영화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보헤미안 랩소디'일 것이다.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사랑받는 록 그룹 Queen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도하며 많은 곡을 남긴 록그룹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2시간 내에 모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데 퀸을 대표하는 음악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입을 모아 좋았다는 평을 내린 만큼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고 숨은 조력자는 누구였으며 배우들은 어떻게 캐스팅되었는지 그 비하인드스토리가 궁금해진다. 마침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인사이드 스토리북이 출간되어 영화를 본 사람의 한 명으로 흥미롭게 책을 펼쳐 보았다.



먼저 목차를 보면 각 챕터의 소제목이 '퀸'의 노래들이다. 챕터의 내용과 어울리는 소제목을 센스 있게 잘 뽑았다고 생각이 든다. 넘치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기 전 나는 '출연진'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읽고 나서는 '의상, 헤어, 메이크업, 세트' 부분을 읽으며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록 그룹 '퀸'의 멤버는 보컬 프레디 머큐리, 베이시스트 존 디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이다. 각 멤버를 누가 연기했는지, 어떻게 캐스팅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들이 느낀 바에 대해서도 적혀 있어서 영화 촬영장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퀸' 멤버뿐 아니라 짐 비치, 폴 프렌터, 메리 오스틴, 존 리드 등 '퀸'의 측근들의 모습도 담겨 있으며 비하인드 사진도 가득하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의 '의상, 헤어, 메이크업, 세트'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많은 고증을 거쳤는지, 그룹 퀸이 활동하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퀸의 뮤직비디오를 그대로 따라 찍은 것은 물론 프레디 머큐리의 의상도 디테일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배우들이 '퀸'이 될 수는 없지만 '퀸'의 열정과 매력,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가슴 벅찬 퍼포먼스를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우들의 열연, 디테일이 살아있는 무대, 소품, 의상 그리고 제작 현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생생한 기록을 통해 영화를 볼 때 모르고 지나쳤던 깨알 재미와 영화를 볼 때의 감정이 되살아났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보헤미안 랩소디 오피셜북을 읽었으니 조만간 다시 영화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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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님
히라이데 다카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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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찾아오는 공간은 늘 설렘이다. 고양이는 도도하고 까칠하며 '츤데레'한 면도 있어서 아무 집이나 방문하지 않기에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양이 손님’이라는 말만 들어도 관심이 간다. 게다가 표지의 고양이가 ‘나 여기 있어요, 나 좀 쳐다봐요’라고 말하는 듯한 포즈를 짓고 있으니 고양이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손이 안 갈 수 없다!


<고양이 손님>의 저자는 남자 작가이셔서 문체가 담담하다. 고양이가 오고 가는 일에도 무덤덤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작가가 부인이 하는 말을 옮겨 적은 부분에는 고양이에 대해 부인과 동일한 감정인 기다림, 반가움, 사랑스러움, 감사, 토라짐, 질투 등이 살포시 느껴진다.


작가 부부를 찾아오는 고양이 치바는 손님으로 와서 작가 부부와 친해진 후 안방에서 자고 갈 정도가 되어도 왔다 간다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 아무리 친해져도 난 손님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 치바를 맞이하는 작가 부부가 토라질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바를 끝까지 미워할 수 없으니 바로 고양이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치바는 손님으로 와서 정만 주고 저세상으로 떠나버렸다. 실제로 키우지 않더라도 자주 방문하던 고양이의 죽음은 고양이 주인과 비슷한 슬픔을 느끼지만 드러내어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책을 통해 간접경험하였다. 나라도 내가 키우던 고양이가 다른 사람에게 더 친근함을 표시하고 내가 모르는 추억을 쌓았다면 질투가 났을 테니까. 물론 치바를 손님으로 환영했던 작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읽는 내내 고양이와 밀당하는 재밌는 모습이 눈에 그려져 나도 고양이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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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조선사 -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 단박에 한국사
심용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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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며칠 전에 '국가부도의 날'이라는 영화의 앞부분을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는 IMF를 겪고 난 후 그 당시 상황을 보여주었다. 파산을 앞둔 상황인데도 자신들의 이익과 체면을 내세우며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때 알려주지 않는 고위 간부들의 모습을 보며 치를 떨었다. 정부에 대한 맹신과 실제 상황에 어두운 무지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갔는데 나 또한 그들 중 하나이기에.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 보여주고 원하지 않는 정보는 교묘히 왜곡될 수 있기에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다양한 시각으로 봐야 하는 분야가 바로 역사이다. IMF 때 정부가 파산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처럼, 역사도 주입식으로만 배운다면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 있다. 바로 <단박에 조선사>이다.

조선사는 왕들의 역사이다. 조선을 세운 태조부터 조선 최고의 왕 세종을 거쳐 조선을 이끌어온 여러 왕들까지, 왕들의 정책과 업적을 중심으로 한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조선 역사를 배웠다. 이해와 생각 없이 외우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며 공부했었기에 지나고 보니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다.

그에 반해 <단박에 조선사>는 왕들을 중심으로 조선사를 설명하지만 당연하게 여기 왔던 조선사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아준다. 과도하게 미화된 왕이나 평가절하된 왕 그리고 그 사이에서 권력을 잡는데 치중했던 신하들에 대한 색다른 평가와 비하인드스토리가 가득하여 500페이지라는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이 계속 읽게 된다.


각 챕터마다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삽화가 들어있는데 이 삽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삽화만 잘 기억해도 조선사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 나는 조선사를 공부하여 시험을 볼 나이는 아니라서 호기심에 펼쳐본 책인데 그동안 조선사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또한 역사를 배우는 것은 그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라는 것을 배우며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도 갖게 되었다.

잘못된 정보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역사를 공부하고 공부할 모든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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