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한참 일본소설에 빠져있던 때가 있다.

워낙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독서편식이 심한 편인데, 우연히 빠진 일본소설은 잔잔하고 독특한 느낌에 한동안 헤어나오질 못했던 적이 있다.

그러다 다시 추리, 미스터리로 돌아가긴 했지만 말이다.

일본소설이나 영화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묘하다고 해야하나? 차분한듯하지만 뭔가 끌리는 매력이라고 할까?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 그랬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도 그랬다.

두껍지도 않고 얇은 듯한 소설 속 사랑은 묘했다.

잊고 있었던 그런 묘한 책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4월이 되면 그녀는 이라는 이 책은 사랑이야기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사랑이야기고 다 비슷한듯 하지만 다 다른게 사랑이야기다.

그것도 첫사랑과 지금의 사랑이야기.

첫사랑은 애틋하고 아련하다.

그리고 아프고 서툴다.

아마 처음하는 사랑은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되는거 같다.

설레는것도, 누군가 때문에 잠못드는것도, 그렇게 아파보는것도, 그렇게 서툴러보는것도 모두 처음이라는 것. 처음이라 오래 기억되는 듯 하다.

이 책은 첫사랑에게 편지를 받은 남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주변의 사람이야기다.

후지시로는 동거 중인 여자친구 야오이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도 모른채 말이다.

그런 그에게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첫사랑이라는 이름의 그녀 하루.

소금호수에서 보내진 그녀의 편지는 그를 첫사랑의 추억으로 이끈다.

첫사랑의 편지는 많은 일을 일으킨다.

그녀와의 사랑과 이별을 추억하는 남자, 결혼식을 앞두고 사라진 약혼녀.

그녀를 찾아 나서는 남자의 이야기....

결국은 사랑이다.

모든 이야기는 그렇다.

모든 삶도 그렇다.

결국은 사랑이라는 것같다.

이 책도 잔잔한듯하지만 큰 파문을 일으킨다.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랑을 하고 싶고 사랑을 하고 있으며 그 사랑을 확인 받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

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인간이기에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다.

종교에서 말하는 창조론과 과학에서 말하는 진화론.

둘 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신의 모습을 본떠 인간을 만들고 세상을 만들었다는 창조론과 유인원에서 진화해 인간이 되었다는 진화론은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지만 무에서 유를 만들었다는 공통점 아닌 공통점이 있다.

둘 중 무엇을 믿느냐는 선택의 문제지만 말이다.

얼마 전 한참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이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읽었다.

진도가 더디 나가면서 읽은 곳 다시 읽기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읽었다는데 의의를 두며 사피엔스에 대한 인간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류의 책들은 어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우리나라 작가의 책이다.

솔직히 그 점이 인상 깊었다.

나만의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왠지 사피엔스나 과학, 인류 등 깊이 있는 책들은 대부분 외국작가일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철현작가님의 책이다.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는 고전문헌학자다. 하버드대학을 나오셨고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같은 나라 사람이 쓴 책이다 보니 수월하게 읽는 점이 있다.

외국책은 번역을 하다보면 읽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이 책은 한국사람의 글이 다보니 매끄럽게 읽히는 점이 있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부터 현생 인류의 이야기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이 책 한권에 담고 있다.

원시 인류의 정신사를 추적한 책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심도 깊은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한다.

또한 인간의 생존의 비밀을 이타적 유전자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배려심.

그것이 인류에게 가장 큰 생존방식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몇 안되는 책에선 인류의 생존방식을 배려심이라고 한 책은 한권도 없었던거 같다.

어떤 책에선 인류가 현재 호모사피엔스 종만 살아남아있다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다른 동물들은 여러 종이 같이 공생하고 있는데 인류만 호모사피엔스만 남았다는건 무언가 있다는 의미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신선했다.

이타심이라는 그 말이 또렷하기 기억에 남는건지도 모르겠다.

260만년 전 한 유인원이 돌맹이를 집어 들었고 자신의 상상대로 무언가를 만들어 그것이 도구가 되고 그는 인간이라는 이름 '호모'를 처음 얻었다고 한다.

그 계기는 작은 듯하지만 크고 쉬운듯 하지만 쉬운일은 아닌듯하다.

생명하나하나가 그렇듯 말이다.

그들의 진화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발생하는 현상인거같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이 우주엔 우리 외의 생명체는 없을까?

하는 호기심이 더 깊어졌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중 가장 인상적인 건 인간의 이타심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다.

다른 책과의 차별화도 이부분인거 같아 새로운 느낌으로 읽었다.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 스트레스와 피로에 휩싸여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번아웃 증후군 극복 프로젝트
이진희 지음 / 대림북스 / 2017년 7월

어느 날 친구에게 톡이 하나 왔다.

그 기사를 보면서 내 생각이 났다고, 딱 너라고. 그러니 너도 한번 보라고...

거긴에 자가테스트와 함께 생전 처음 들어본 증후군에 대한 기사였다.

번아웃 증후군.

이건 뭔 말인가.

요즘들어 증후군도 많이 생기는것 같고, 뭔가 병인거 같기도 하고...

더 슬픈 사실은 자가테스트를 해본 결과 난 심각한 상태였다.

뭐하나 정상적인게 없는거 같은 느낌에 더 큰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낯설게 들리던 번아웃 증후군.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후군인거 같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더 많은 듯하다.

내 주변지인들을 테스트해봤는데 자가테스트 결과 대부분 번아웃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그 경도의 차이만 있을뿐.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니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

먹고살려면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거고, 기왕하는거 좀 더 건강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번아웃 증후군 중증에 해당하는 나에게 주는 처방전 같은 책이다.

어려운 이야기들이 없다.

다 쉽고 내가 이해하기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안그래도 지친 나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면 읽다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폭발했을텐데, 어려운 일들이 아닌 잘자고, 생각하는걸 바꾸는 연습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있어 쉽게 따라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호흡법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저녁 편안히 누워 호흡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차분하게 시작하고 마감할 수 있을꺼같아 오늘부터 해보려고 한다.

내 주변 나와 같은 번아웃 증후군을 앓고있는 친구들에게 조용히 내밀고 싶은 책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3

난처한 미술 이야기 3 - 초기 기독교 문명과 미술 : 더 이상 인간은 외롭지 않았다 ㅣ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3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6월

미술에 대한 호기심은 언제나 있다.

무언가를 만들고 그리고 조각해서 흔적을 남긴다는건 멋진일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있있었다.

훌륭한 미술작품이나 건축물을 보면 대단해보이고, 감동을 받고 위로까지 받는다는 사실은 언제나 신기한 일이다.

누군가의 작품이 그렇게까지 나에게 감동을 준다는건 겪을때마다 새롭고 신기하다.

그런 신기한 일을 자주 경험하고 싶지만 이핑계 저핑계로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뿐이다.

이런 나의 현실에 단비가 되어주는건 책이다.

미술에 대한 책들.

미술에 관해 문외한인 내가 읽기에 어려운 책들이 많아 그림만 보고 설명만 대충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제목부터가 그러하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내가 읽은 책은 3권으로 중세에 대한 이야기다.

아책의 부제는 초기 기독교 문명과 미술. 더 이상 인간은 외롭지 않았다이다.

이 제목에서 보듯 중세시대 미술에 큰 영향을 준건 기독교다.

건축물이나 그림 등 전반전인 미술계에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건 건축물이다.

교회의 외부도 인상적이지만 교회 내부의 모양이나 특히 벽화들이 인상적이다.

시간과 정성의 대단함과 기술력과 웅장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티비에서 종종 유럽여행관련 프로를 통해 보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나는데,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지, 어떤 감동일지 너무 궁금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실제로 마주하고 싶는 욕심이 생겼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옆에서 사진을 보여주며 조근조근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걸 듣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 쉽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많고, 재미도 있는 독서 시간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피곤한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용기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7월

언젠가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다.

어린 시절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길을 걷고 그냥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했던거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불안해진다.

그래서 음악을 듣는다거나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거나 무언가를 꼭 해야만 한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왠지 시간을 허무하게 보낸거 같아 죄책감 아닌 죄책감이 든다.

아마도 어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습관인 듯하다.

자투리 시간에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쉬는 날에도 뭔가 생산성 있는 일을 해야할 꺼같은 고정관념이 박혀버린 것 듯하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고 싶을 때가 많다.

무기력해졌다고 해야하나?

이미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 하고싶지 않다라는 말에 많은 공감을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며칠만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런 날들이 쌓이는 하루하루가 지치고 힘들게 다가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좋은 위로다.

굳이 무언가를 해야 할 필요 없고 꼭 무언가가 되어야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나이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엄청 큰 위로의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당연한 권리지만 쉽게 누릴 수 없는 권리다.

누군가의 강요도 있을 수 있고, 스스로에 의한 강요일 수 도 있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왠지 모르는 불안감.

남들은 무언가를 하는데 나만 뒤쳐진다는 불안감.

불확실한 미래나 현재의 모든 여건들이 나를 궁지로 몰아넣기도 한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말이다.

그 속도에 맞춰가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조바심 나게 한다.

자꾸 뒤처지는 것만 같은 느낌, 나만 도태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

불투명한 미래나 알 수 없는 내일이 나를 조바심 나게 한다.

걸어가도 되고 그늘이 나오면 잠시 앉아 쉬어가도 되는데 꼭 뛰어야만 할 것 같다.

저 앞에 가는 사람들이, 현실들이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 책은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잠시 쉬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위로한다.

굳이 급하지 않은 지금 꼭 나의 신세를 볶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가끔은 다 내려놓고 잠시 쉬어감으로써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잊고 있던 사실을 알려준다.

쉬어가는 것에 필요한 용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으므로 얻을 수 있는 휴식의 시간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고 나와 내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다는 당연하지만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