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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ㅣ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평점 :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된 리뷰입니다 ㅡ

그리스어로 꽃다발을 뜻한 앤솔러지는
문학작품을 주제나 시대별로 묶어 출판한 작품집이예요
"하다 앤솔러지" 조금은 생소하죠?
동사 <하다>를 주제로 우리가 하는 다섯가지 행동
걷다, 묻다, 보다, 듣다, 안다를
25명의 작가가 단편소설로 썼고 그것을 엮은 단편소설집
"하다 앤솔러지" 선발주자 이번 주제는 "걷다"인데요
걷기를 주제로 한 김유담, 성해나, 이주혜, 임선우, 임현
다섯작가의 다섯가지 이야기들
걷기 좋은 계절 그리고 햇수로 5년 넘게 걷고있는 사람인지라
제목만 보고도 너무 읽고 싶은 마음 가득하더라구요^^
솔직히 사전정보 없이 제목만 보면..
요즘은 러닝이 유행이지만~
러닝 이전에 유행했던 맨발걷기, 만보걷기
이런 이야기와 노하우가 담겨 있을 것 같아서 ㅎㅎ
하지만 이야기는 에세이가 아니라 단편소설입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걷기라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그렇게 짤막한 글들을 읽었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단편소설이라 좀 재미있어 진다~~
몰입해보자~~ 하면 끝 ㅋㅋㅋ
어떤 이야기는 맛있게 라면 끓여서 한젓가락 먹으려는 순간~~~
젓가락 뺏고 냄비를 들고가버리는 그런 느낌?
짧아서 느껴지는 아쉬움이 충분히 느껴지시지요?

부모님을 여의고 고모의 집에서 고모의 딸과 함께
자매처럼 자란 주인공의 이야기
하루도 맘편할 날이 없었던 주인공의 고모는
암진단을 받은 후 주인공에게 기대게 되고
삶을 포기한 듯한 고모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병원을 드나들어 회복을 맞이할 시점에
집을 나간 사촌의 소식
평범하기만 할 줄 알았던 사촌의 가출과 방황
암판정을 받았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던 고모가
그렇게 자기를 내내 찾으며 예전 나고 자란 곳에서
같이 걸으면서 회포를 푸는 장면
없는 셈 치고라는 제목이 주는 그 오묘한 마음이
주인공과 고모의 상황을 제대로 빗대고 있었어요

십수년이 지난 후에 시골의 풍경
내 고향의 풍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골 인구수에
걱정을 한가득 안고 살아가는데
딱 그이야기가 나오는거 있죠
시골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주인공
묵묵히 철물점을 지키고 있지만
급격히 줄어든 손님에 영업시간마저 줄이는 날이 생겨나고
그렇게 동네한바퀴를 돌다가 또 문을 닫게 된 상가들을 보면서
오래된 것만이 주는 촌스럽지만 따뜻한 느낌에
관절에 무리가 안간다며 의사가 추천한 뒤로 걷기 신공
책을 읽다보면 중간중간 걷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동안 느꼈던 힐링과는 또 다른 느낌
걷기가 단순하게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주인공이 가진 삶의 태도로도 보여지더라구요

명절 연휴에 들려온 유명인의 반려견 무지개다리 건넜다는 소식
<유령개 산책하기>는 딱 그분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반려견과 주인공의 이야기가 꿈같이 그려져 있었어요
내가 원해서 시작한 만남은 아니였지만
3개월 남짓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주인공에서 유령이 되어 돌아와
더 애틋하게 같이 산책도 하고 일상을 즐기는 모습
반려견을 떠나보낸 이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더없는 위로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 걸음에는
꾹 참고 견뎌왔던 모든 시름들을 툭툭 떨어트려
나와 분리시키려는 마음이 녹아있다는 것
다섯 작가들이 주인공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걷기에 대한 부분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하다라는 주제로 그려질 나머지 4권의 이야기에도
삶의 태도가 잘 녹아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