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우리는 동토의 땅이라고 배웠다. 여기에 100층이나 되는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의 층마다 아파트와 사무실이 뒤섞여 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다. 건물 안데 작은 도시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사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해수면 상승을 피해 찾은 일종의 피난처 같은 곳이다.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빈민가다. 기후 난민이다. 이것이 2066년의 지구의 모습이다. 배달용 드론, 3D 음식 프린터, 스크린 등이 상용화된 최첨단 자동화 시대지만, 동시에 지구 온난화로 삶을 송두리째 잃은 기후 난민들이 쏟아져 나온다.
<세상 가장 높은 곳의 정원>은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사람들은 세상의 진실을 알 권리를 박탈당한다. 재료를 알 수 없는 3D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오직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간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섬뜩한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상상을 기반으로 쓴 소설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미래 식량은 어떻게 될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버지니아 아론슨 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에서 공부한 뒤, 하버드 대학교 보건 대학원에서 일했다. 지금은 건강한 음식과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 교육을 하는 비영리 기업인 '식품 영양 자원 재단'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식품 영양학에 시와 소설을 써 왔으며 지금까지 40권 이상의 책과 100여 편이 넘는 시를 발표했다.
이 책의 저자가 식품 영양을 전공해서 인지, 이 책은 먹거리에 대한 심각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모나코'라는 기업이 세계 작물 종자를 독점하고 식품생산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모나코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가공식품을 만드는 회사다. 전 세계 식품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 식품의 내용물은 공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아무도 모른 채 배고픔을 이겨나가기 위해서 하는 수없이 3D 프린터를 이용한 식품으로 연명해 나가고 있다. 그 식품은 과연 정상적인 토양에서 종자가 싹이 트고 햇빛을 보고 자란 곡식으로 만들었을까? 아니면 무늬만 그럴싸하고 실제로는 화학작용에 의한 맛과 향을 가미한 인공 식품일까? 가난한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한다.
모나코 회사가 만든 포장지 겉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먹습니다.' 나는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화가 난다. 2066년에는 우리의 먹을거리가 이토록 없단 말인가? 나는 먹기 위해 일을 한다. 먹는 즐거움을 인생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하지만 특정 기업이 세계 푸드 시장을 독점한다면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음식만 먹는다면 세상에 먹는 즐거움은 사라질 것이다.
그린란드에 사는 사람들은 알 권리를 침해 당한다. 종자은행이나 과학 전쟁에 대해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를 소유하고 학교를 운영하는 건 세계정부다. 수업 시간에 학습내용, 스크린에서의 정보 접근이 제한된다.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하지만 희망은 싹트고 있다. 우리의 여주인공 조니가 100층 건물 옥상에다가 토양을 만들고, 퇴비를 만들고, 관수 장치를 만든다. 게다가 비둘기 집까지. 그리고는 재래 종자를 어렵게 구해서 파종을 한다.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리고는 외친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