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높은 곳의 정원 라임 청소년 문학 44
버지니아 아론슨 지음, 김지애 옮김 / 라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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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우리는 동토의 땅이라고 배웠다. 여기에 100층이나 되는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의 층마다 아파트와 사무실이 뒤섞여 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다. 건물 안데 작은 도시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사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해수면 상승을 피해 찾은 일종의 피난처 같은 곳이다.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빈민가다. 기후 난민이다. 이것이 2066년의 지구의 모습이다. 배달용 드론, 3D 음식 프린터, 스크린 등이 상용화된 최첨단 자동화 시대지만, 동시에 지구 온난화로 삶을 송두리째 잃은 기후 난민들이 쏟아져 나온다.

<세상 가장 높은 곳의 정원>은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사람들은 세상의 진실을 알 권리를 박탈당한다. 재료를 알 수 없는 3D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오직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간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섬뜩한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상상을 기반으로 쓴 소설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미래 식량은 어떻게 될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버지니아 아론슨 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에서 공부한 뒤, 하버드 대학교 보건 대학원에서 일했다. 지금은 건강한 음식과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 교육을 하는 비영리 기업인 '식품 영양 자원 재단'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식품 영양학에 시와 소설을 써 왔으며 지금까지 40권 이상의 책과 100여 편이 넘는 시를 발표했다.

이 책의 저자가 식품 영양을 전공해서 인지, 이 책은 먹거리에 대한 심각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모나코'라는 기업이 세계 작물 종자를 독점하고 식품생산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모나코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가공식품을 만드는 회사다. 전 세계 식품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 식품의 내용물은 공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아무도 모른 채 배고픔을 이겨나가기 위해서 하는 수없이 3D 프린터를 이용한 식품으로 연명해 나가고 있다. 그 식품은 과연 정상적인 토양에서 종자가 싹이 트고 햇빛을 보고 자란 곡식으로 만들었을까? 아니면 무늬만 그럴싸하고 실제로는 화학작용에 의한 맛과 향을 가미한 인공 식품일까? 가난한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한다.

모나코 회사가 만든 포장지 겉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먹습니다.' 나는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화가 난다. 2066년에는 우리의 먹을거리가 이토록 없단 말인가? 나는 먹기 위해 일을 한다. 먹는 즐거움을 인생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하지만 특정 기업이 세계 푸드 시장을 독점한다면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음식만 먹는다면 세상에 먹는 즐거움은 사라질 것이다.

그린란드에 사는 사람들은 알 권리를 침해 당한다. 종자은행이나 과학 전쟁에 대해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를 소유하고 학교를 운영하는 건 세계정부다. 수업 시간에 학습내용, 스크린에서의 정보 접근이 제한된다.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하지만 희망은 싹트고 있다. 우리의 여주인공 조니가 100층 건물 옥상에다가 토양을 만들고, 퇴비를 만들고, 관수 장치를 만든다. 게다가 비둘기 집까지. 그리고는 재래 종자를 어렵게 구해서 파종을 한다.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리고는 외친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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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멘토링
강규남.박혜연 지음 / 도서출판 이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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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준비된 사람에게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하지만 지난 세기에는 여성이 리더가 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21세기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성공을 꿈꾸고 열정을 쏟아붓는다면 여성들에게도 길은 열려 있다. 여성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특유의 끈기, 세심함 등 여성들 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많다. <열정 멘토링> 이 책은 여성 특유의 창조적 감성으로 새로운 목표를 만들고 열정으로 도전하기를 바라는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의 주요 저자는 강규남 님이다. 1999년에 창업한 결혼정보 회사 두리 모아 대표이사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결혼상담사 자격증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다. 결혼에 관한 책으로만 총 62권을 편찬하였다.

책의 목차

이 책은 열정의 미래 트렌드를 총 8개 파트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01. 비전 에너지

02. 새로운 상상과 끈기 에너지

03. 통찰과 힐링 에너지

04. 긍정 에너지

05. 성공 에너지

06. 그래도 행복한 열정 에너지

07. 행동 에너지

08. 그래도 행복 에너지

각 파트의 제목만 들어봐도 열정과 행복이 넘쳐나는 것 같다.

저자는 "인생은 아름다운 무대이고 당신은 바로 그 무대의 주인공이다."라고 강조하신다.

지금까지의 삶은 타인의 눈치를 살피고, 감정이 시키는 대로 표현도 못 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30대가 되면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시기가 아니다. 나의 내면에 감춰진 나의 고유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내가 누군지, 본 모습이 어떠한지를 살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움에 집중해야 한다. 30대의 여성은 전문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문적으로 한 가지 이상의 학문을 정해서 갈고닦아야 한다.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에 집중해야만 한다.

코로나 시대에는 미지의 세계다. 불확실성의 시대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시간관리의 중요성, 건강 유지, 관계 회복, 감정 컨트롤 등 다방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열정 에너지를 가지고 나만의 습관을 형성하자.'로 요약하였다. 그 습관은 내 운명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열정 멘토링>에서는 멘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다. 모두 공감하는 얘기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나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가장 좋은 멘토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에 모든 것이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믿는 것. 내가 가진 열정의 에너지가 무한히 크다고 믿는 것. 이것이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나를 믿는 사람만이 두려움을 버릴 수 있다. 평상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사람들이 무어라 떠들던 나에게는 저력이 있으니까,

<열정 멘토링> 이 책은 코로나로 삶의 에너지가 떨어진 사람들에게 재충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다. 열정이라는 갑옷을 입고 작은 목표부터 세우고 나 자신을 믿고 다시 한번 전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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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책 생각
Team BLACK 지음 / 책과강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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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의 파레토 법칙이 있다. 20%가 나머지 80%의 대중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지금은 콘텐츠 시대다. 누구나 다 자신에게 맞는 색깔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기획자의 생각과 시각이다.

<기획자의 책 생각>은 콘텐츠 기획자인 이정훈 님의 집필하셨다. 출판 기획 에이전시 <책과 강연>의 대표 기획자이자 기업 위기관리 시나리오 컨설팅 회사 <J.C.P>에서 15년 차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기획자는 고객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한다. 과연 이 책이 출간되면 잘 팔릴까?라는 문제를 매일 고민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글쓰기에 관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정확히 말하면 책 쓰기 방법에 대해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책을 쓸 때 우리가 생각해야만 하는 것은 딱 세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하는가? (독자 층을 구체화) 2. 왜 읽어야 하는가? (기획의 배경, 트렌드와 이슈 문제) 3.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 주제, 테마)

우리는 보통 무엇을 쓸 것인가로 고민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무엇을 버릴 가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 주변에 써야 할 소재들은 무궁무진하다. 직장, 전공, 취미, 관계, 성격, 가족, 건강 미래, 비전 ...... 등등. 우리가 책을 쓰는데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쓸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넘쳐나는 쓸 것 들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어떻게 책을 써야 하는지가 훨씬 쉽다. 우리는 이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하여 많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 책을 쓰기 전에 플랫폼의 친구들을 이용하여 그들의 관심이 무엇인지를 캐치하여 거기에 맞는 글쓰기를 하면 된다.

또한 기획자는 목차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난 책을 읽을 때 빨리 읽고 싶은 마음에 목차를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곤 했다. 목차는 삼각형의 제일 상위의 꼭짓점과 같다. 그 꼭짓점이 가는 방향으로 나머지 두 점은 따라가게 되어있다. 목차를 분명하게 뽑아 놓는다면 책쓰기가 훨씬 쉬워진다.

나는 더 이상 나 혼자가 아니다. 나와 연결된 모든 링크의 힘이 내가 된다. 지금은 무엇을 만들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연결된 네트워크에 한해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니즈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나도 언젠가는 내 책을 쓰고 싶다. 콘텐츠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고 싶다. 현재는 더 이상 지식 창조의 시대가 아니고, 지식 편집의 시대다. <기획자의 책 생각>은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다. 기획자의 관점에서 본 책 편집에 대한 정보가 세세히 적혀 있다. 책 쓰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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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과 편지 - 성폭력 생존자이자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마지막 고발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령 옮김 / 심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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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과 편지>는 읽는 내내 숙연함과 무거움을 감출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때론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론 눈물을 감추기도 한다. 5살 아기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하나? 우리 아이가 5살 때를 계속 떠올리면서 이 책을 읽어 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이브 엔슬러 님이다. 사회운동가이며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작가다. 그이 대표작으로는 <버자이너 모놀로그>.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여성 200명을 인터뷰해 금기의 대상이었던 여성 성기를 둘러싼 고민과 남성 폭력의 기억을 담아낸 연극이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여성의 몸에 대해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엔슬러는 여성의 삶이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하여 수많이 노력해 왔다. 엔슬러는 평생을 여성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선 이유가 바로 그 자신이 성폭행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사과 편지는 아버지가 편지를 쓰는 것이 아니다. 엔슬러가 아버지를 상상하여 아버지의 목소리로 자신에게 사과 편지를 쓰는 형식이다. 특별하다. 아버지는 성폭행의 가해자고 엔슬러는 피해자다. 그런데 왜 이브 엔슬러는 피해자의 증언이 아닌 가해자의 사과라는 형식으로 글을 썼을까? 엔슬러는 아버지가 자신의 잘못을 명백히 밝히고 인정하는 진정한 사과를 받는 일을 상상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묻어둔 진실을 아버지의 사과 형식으로 생생하게 복원해 낸다. 아버지가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말, 엔슬러는 너무나 듣고 싶었으나 결코 듣지 못했던 말. "사과".

성폭행의 가해자는 친부였다. 그러나 엔슬러는 가해자를 증오의 대상이 아닌, 고뇌하는 인간으로 만들었다. 아버지는 '산 자들의 세상을 떠난 후 사람을 가장 약하게 만드는 지역에 갇혀 있었어. 천국도 아니고 지옥도 아닌 곳, 사람들이 림보(limbo, '경계'를 뜻하는 말로 죽은 자들이 가는 변방의 영계)라고 부르는 곳에 고뇌하고 있었어.'(p.21)

엔슬러는 우리의 일반 범주를 벗어났다. 아버지는 사과의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사망하였지만, 엔슬러는 그토록 자신이 받고 싶었던 사과를 지어낸다. 엔슬러는 자신을 보듬어 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를 스스로에게 주었다.

일반적으로 가해자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마음속에 가득한 트라우마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길 원한다면 어떤 방법이든지 시도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버지의 사과편지>는 폭력으로 가득찬 우리의 세상에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게 하는 이야기다. 책임회피에 급급한 태도가 아니라 진정한 '사과"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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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탐정 마환 - 평생도의 비밀
양시명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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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그동안 많은 추리소설을 읽어왔지만, 한국적이 색채를 띠는 것은 거의 없었다. <바리스타 탐정 마한>은 가장 한국적인 추리소설이다. 19세기 조선시대 후기와 현대를 넘나드는 스토리 구성이 탄탄한 소설이다. 특히 조선 후기 서민의 혼과 애환이 담긴 민화에 대한 이야기는 민화에 대한 나의 시각을 훨씬 넓어지게 해 주었다.

사랑하는 아들을 읽은 그 슬픔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고자 했던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 작품의 소재가 한국의 전통문화인 민화라는 것에 큰 공감을 하였다. 작가 양수련 님은 '텃밭 대신 글밭을 일궈 이야기 씨앗을 심고 생각의 나무를 키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가 쓴 소설은 <호텔마마> <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 이 있는 데 <호텔마마>는 KBS 라디오 문학관에 방송되었고, <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은 <바리스타 탐정 마환> 속에도 등장한다.

이 소설은 '평생도'를 찾아 떠난다. 평생도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인생관과 삶의 궤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어에 나타나듯이 평생에 간직해도 좋을 듯한 역작을 뜻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평생도를 양반이 아닌 도화서의 노비가 그렸다. 그 노비는 죽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 동안 그림으로 간직하고픈 마음에 7일 밤낮을 먹지도 않고 그림에만 몰두하여 드디어 완성하였다. 그 아비의 마음을 담아서 평생도를 부심도(아비의 마음)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그림을 노비가 그렸으니 도화서 양반의 시기와 질투를 샀음에 틀림없다.

어느 날 검정색 스포츠형 렉스턴을 탄 신사가 소문을 듣고 탐정 환을 찾아온다. 그는 평생도의 역작 중 하나를 손에 넣었고 나머지를 찾아 달라고 환에게 부탁을 한다. 그러는 와중의 헌책방을 하는 환의 지인 한 명이 그림을 도둑맞은 사실을 환에게 알려온다. 환은 그림을 찾아 여러 사람을 탐문하러 다닌다. 사찰에 불화를 그려주는 스님, 황학동 풍물시장의 노인, 영월 조선민화박물관의 실장 등등. 이런 탐문 과정에 일어나는 민화에 관한 소중한 이야기들이 나의 맘을 사로잡는다. 탐정 환의 옆에는 항상 유령이 동행한다. 19세기에 26세로 죽은 이 유령은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에서 함께 환과 동행한다. 환은 카페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커피 이름에 '고수레 커피'라고 작명을 하고 유령에게 바친다. 지극히 한국적인 설정이다. 이 유령은 환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서울과 도쿄를 오가면서 평생도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 나간다.

19세기 후반은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였다. 도화서를 통하여 온갖 예술작품들이 탄생한 조선 예술의 황금기였다. 그림은 더 이상 양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이때 탄생한 것이 민화다. 민화는 우리 선조들의 통과의례를 지켜온 산증인이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예술이다. 서민들에게 인기를 톡톡히 누렸을 것이다. 태평성대를 이룬 시기라 먹고사는 걱정이 줄고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진 때였으니 평민들도 대청마루에 장식용으로 그림을 걸어두고 즐겼을 것이다.

<바리스타 탐정 마한>은 나에게 민화에 대한 궁금증을 계속 유발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혹시 우리 집에도 민화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이곳저곳을 들쳐보는 버릇이 생겼다. 이 책은 부성애를 잘 표현하고 있다. 세월을 뛰어넘어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평생도. 이 이야기를 내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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