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지내는 사이 급격히 쇠약해졌다. 사람이 쇠약해지면 불결해지고 흐트러지고 집안 살림살이와 함께 몸도 마음도 주저앉는다. 시작은 녹내장과 난청이었을 것이다. 고질적인 녹내장과 난청을 앓은지 6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 기억나지 않는 이틀 - P38

~ 내가 욕심을 부려 너한테 그런 상처를 주고, 너를 이렇게나 불쌍하게 만들었구나……. 나를 용서해라, 유란아, 내가 잘못했다. 엄마가 미워도 나를 용서해야 네가 살 수가 있다. 제발 나를 용서해라……."

- 기억나지 않는 이틀 - P55

~ 잠시 머물고 사라진 냄새들, 형태 없이 떠다니는 색채들, 삶에 대한 헛된 선망과 있지도 않은 것을 향한 욕망들, 빈약한 이유로 사랑하고 빈약한 이유로 미워했던 얄팍하고 집요한 감정들.......

- 배 카페 뒷집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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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정이 많은 부류였지만 내 눈에는 계산적인 여자로 보였다. 상반된 두 단어는 오늘날 같은 말이다. 정이란 보이지 않게 계산된 이익의 가시적인 산출량인 것이다.

- 떨어지는 단추들 - P10

사람은 한 번에 하루씩 살아야 하고, 한 번에 한 끼씩 먹어야 하는 법이다. 새엄마는 그것을 잊어버렸다.

- 떨어지는 단추들 - P16

단추란 작기는 해도 사소한 문제는 결코 아니었다. 단추가 떨어져버린 옷이란 얼마나 남루한가?여며지지 않는 앞섶을 두 손으로 감싸봐도 겨울의 외기가 찌르듯 파고든다. 그리고 단속하려 해도 도무지 여며지지 않는 마음이 장기처럼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다.

- 떨어지는 단추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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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 지은 건물은 스러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온 인간은 스러져간다.
다양한 인간의 기쁨과 슬픔의 역사를 이어 가면서.
조금씩 썩어 가지만 썩지 않는 것은 남겨진다.

- 스러지지 않은 석조 건물이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앨리슨 어틀리 <시간 여행자 비밀의 문을 열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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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을 지키기가 이렇게도 어려운데왜 우리는 최대한의 욕망에 휘둘려 혼란에 빠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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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나에게 러브레터의 정수는 <포르투갈 수녀의 편지>였다.
버림받은 여자가 불성실한 연인에게 보내는 다섯 통의 편지는 만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만인의 마음은 흔들었지만 단 한사람, 변심한 연인의 마음만은 흔들지 못했다. 이는 애달프게도 잔혹한 사실이다.

-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능력이다
헨리 밀러의 러브레터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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