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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을 걷는 소년
나디파 모하메드 지음, 문영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1000마일의 사막을 걸어간
한 소년의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은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이 책의 저자인 나디파 모하메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책 한권만으로도 팬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소말리아 하르게이사에서 태어난 저자의 아버지는 런던에 선적을 둔 상선의 선원이며
어머니는 정치 활동이 왕성한 집안 출신이였다.
나디파는 어릴 때 아버지와 떨어져 어머니와 하르게이사에서 지냈는데,
당시 소말리아가 독재체제하에 있어서 정치적 억압이 심해서 나디파의 집안도
투옥, 단전, 단수 같은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떨어져 지낸 나디파와 이 책의 주인공 자마의 이야기,
그러니까 나디파의 아버지는 닮은 점이 많았다.)
1986년 나디파와 어머니가 런던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간 뒤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런던에 정착한 그녀는 첫번째 소설로
아버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소설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을 출간하게 된다.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의 첫장에서 저자는 이 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935년 아덴의 거리에서 시작되었다고 저자의 아버지는 회상했다.
그곳에서 그는 디킨스의 소설에 나오는 뒷골목 아이들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아덴에서 출발하여 동아프리카 전역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는 동안 어린아이가 살아남기 힘든 가혹한 상황을 여러차례 견뎌 냈다.
그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처럼 런던에서 안락하게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깨닫는다.
소말리아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우리에게 소말리아는 해외에 나가 조업 중인 우리나라 선박을 납치하여 몸값을 받아내는
해적의 나라 정도로 인식되어 있다.
1991년부터 권력쟁탈을 목적으로 소말리아 무장 군벌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이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소말이라는 과도정부와 반군 세력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으며
내전의 영향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가 되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인해 사람들은 해적질을 해서라도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1930년대의 소말리아의 모습은 현재 소말리아의 상황과 비교해서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참혹하고 비참하다.
바로 그 시대를 용감하게 헤쳐나간 소년 자마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깊은 감동을 준다.
아버지가 돈을 벌기 위해서 떠나신 후, 어머니와 단둘이 남겨진 자마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난다.
책 표지처럼 자마는 사막을 걸어간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처럼 2차 세계대전은 아프리카에 상처를 남기고 그런 아픔과 고통의 역사가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에는 흘러 넘친다.
나에겐 거의 생소한 이야기였기에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소년에서 시작하여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자마의 모습에서 난 감명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나처럼 자마의 모험에 응원을 보냈을 것이다.
모래바람을 걸어 소년이 도착하게 된 곳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