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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평점 :
소현, 그는 누구인가.
인조의 장자이며 효종의 형인 소현세자는 1625년 세자로 책봉되었고,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 삼전도에서 청나라에 항복한 이후,
아우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돌아왔으나 귀국 두달만에 사망하였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가 9년간 심양의 심양관에 머물렀다.
그는 그곳에 머물면서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서 창구역할을 맡아 조선인 포로의 속환문제,
청나라의 조선에 대한 병력, 군량, 선박 요구, 각종 물화의 무역 요구 등
정치, 경제적 현안을 맡아 처리하였다.
또 청나라 인사들이 벌인 대부분의 행사에 참여하고 청나라 황제의 사냥 등에도 동행하였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를 원활히 하려고 애썼다.
이에 청나라의 경제적 요구를 들어주면서 환심을 얻었는데,
그들은 그를 '소군'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소현세자가 점차 청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자 부왕 인조의 의구심을 사게 되었다.
인조는 청나라가 소현세자를 즉위시키고 자신을 몰아내려는 공작을 펴는 것으로 의심하고
소현세자를 감시하였다.
인조와의 불화가 깊어가던 중 1644년 청나라가 북경을 점령하고 명나라가 완전히 멸망하자
1645년 소현세자는 영구귀국하였다.
그리고 그는 두달만에 죽고 만다.
당시 그가 사망하자 인조가 아들을 독살하였다는 소문이 무성하였다.
이러한 전후과정에서 부인인 강빈 역시 죽음을 당하고,
소현세자의 세 아들은 제주도에 유배되었다가 죽었다.
아마도 그 시대 소현세자의 죽음을 전해들은 조선의 많은 백성들도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나역시 소현세자 죽음의 배후에는 인조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아들을 어찌 죽을 수 있을까만은 그는 아버지이기에 앞서 임금이였다.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는 소현세자는 더이상 그에게 아들이 아니였을 것이다.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와 더불어 조선의 역사에 있어서 참으로 비극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는
소현세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많은 책과 드라마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추노'를 통해 다시 한번 소현세자의 뜻이
재조명을 받게 되기도 하였다.
이 책 <소현>도 바로 그런 의미에서 살펴봐야 할 작품이다.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가인 김인숙씨의 2010년 신작인 <소현>은
조선을 너무나 사랑한 한 사람으로서의 소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많은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탄생된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 <소현>은 소설이므로
아무래도 저자의 상상력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허무맹랑하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슬픔과 함께 술술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다시 한번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소현세자가 인조의 뒤를 이어 왕에 올랐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상상 말이다.
그랬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도 많이 바뀌게 되지 않았을까.
그의 죽음이 정말 애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