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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들의 연애
어맨더 필리파치 지음, 이주연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살아있는 시체들의 연애>는 도대체 어떤 작품인가.
이 기묘한 스토킹 소설은 유머러스하지만 섬뜩하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의 저자 어맨더 필리파치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와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2005년 출간된 <살아 있는 시체들의 연애>로 그녀는 평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현재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의 창작 수업과정에서 코믹 소설 교재로 쓰이고 있는 이 책은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의 싱글 셀 영화사에서 영화화할 예정이기도 하다.
<LOVE CREEPS>이라는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세 남녀의 소름끼치는 사랑을 보여준다.
특히 이 책에서 중심 키워드로 사용되고 있는 소재가 '스토킹'이므로
더욱더 기묘한 사랑을 보여준다.
서른두 살의 린 갤러허는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 갤러리 다섯 곳 중
한 곳의 대표였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누가봐도 부러워할 만한 커리어우먼이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게도 고민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쾌락상실증에걸려 일, 쇼핑, 남자 등 모든것에 대한 욕망을 잃어버린 린은
시체같은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 린의 시선에 앨런의 모습이 잡힌다.
앨런 모턴은 헬스클럽에서 린을 처음 만난 후 그녀를 스토킹하기 시작한 남자다.
늘 그녀 주위를 맴돌며 린을 관찰하고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앨런은 린을 사랑한다.
자신을 스토킹하며 행복해보이는 앨런을 보며 린은 자신도 스토커가 되야 겠다고 결심한다.
그렇게 결심을 한 후 린은 갤러리 건너편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한 남자를 고른다.
잘생겼고 스타일도 멋진 이 남자를 향한 린의 스토킹은 그렇게 시작된다.
스토킹을 시작해도 욕망이 생기지 않는 린은 다른 사람의 감시를 받아가며 스토킹을 한다.
앨런은 자신이 스토킹하고 있는 린이 다른 남자를 스토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게 접근을 한다.
외모도 몸매도 그리고 직업도 자신보다 더 멋진 롤랑 뒤퐁을 보며 앨런은 좌절한다.
롤랑을 따라다니는 린, 그리고 린을 따라다니는 앨런의 기묘한 삼각관계는 한동안 계속된다.
린이 앨런과 주말을 같이 보낸다면 자신도 린과 주말을 같이 보내주겠다는 롤랑의 제안에 의해
린과 롤랑은 함께 여행을 떠나고 두사람은 그곳에서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제 린의 쾌락상실증은 고쳐진 것일까.
그리고 린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앨런은 어떻게 될 것인가.
롤랑과 린의 관계는 아무 이상없이 계속 될 수 있을까.
<살아있는 시체들의 연애>는 스토킹이라는 행위를 통해 현대인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풀어나간다.
너무나 웃기지만 섬뜩한 이 기묘한 소설이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쳐 돌아가는 이 지구상에서 스토킹쯤이야!
거짓없이 솔직한 이들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난 왠지 현대인의 광기를 엿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