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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철학자들의 서 -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숭고한 철학적 죽음의 연대기
사이먼 크리칠리 지음, 김대연 옮김 / 이마고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숭고한 철학적 죽음의 연대기 <죽은 철학자들의 서>.
이 책의 제목 <죽은 철학자들의 서>에서 '서(書)'는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모든 글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는 죽은 철학자들의 어떤 글들을 전하고 싶은 것일까.
<죽은 철학자들의 서>의 맨 첫장에서 '죽음을 가르치는 사람은 삶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라는
프랑스 대표 철학자 몽테뉴의 글을 인용하고 있는 것을 통해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 책 <죽은 철학자들의 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한다.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생명의 순환 고리는 인간의 힘으로는 끊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운명을 받아들이고 죽음의 공포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죽음을 받아들이는 현명한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고대 로마의 위대한 철학자 키케로는 이런 말을 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곧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철학의 주요 임무는 우리가 죽음에 대비하게끔 하고,
죽음에 대한 일종의 훈련을 제공하며, 내세에 대한 약속이 제시되지 않더라도
소멸의 공포를 직시하고 극복하도록 유한성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죽음과 대면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제공하는 것이 철학이라는 생각은 고대의 상식이었다.
철학자들은 죽음을 직시하고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위대한 철학자들은 정말 철학적으로 죽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실제 죽음은
소크라테스나 세네카처럼 항상 품격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자는 철학적 죽음이란 개념을 옹호한다.
철학은 죽음을 준비하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으며, 죽음에 대한 준비 없이는 행복은 물론이고
그 어떤 만족의 개념도 환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믿음이다.
이 책은 바로 철학자들은 어떻게 죽었으며 죽음 혹은 죽어감에 대해
우리가 철학에서 배울 수 있는 적절한 태도란 무엇인가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그리스부터 시작해서 20세기까지의 다양한 철학자들의 죽음을
죽은 방법에 따라 나누어 수록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수많은 삶과 죽음의 복잡성과 다중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들의 죽음에서 우리는 삶의 지혜를 얻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죽음에서 자유로워질 그 날은 올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