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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소문>, <벽장 속의 치요> 등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작가 오기와라 히로시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힘이 있는 작가이다.
이번에 출간된 그의 신작 <회전목마>는 36살의 소심한 공무원 토노 케이치에 관한 이야기이다.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에 적응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토도 케이치가
'아테네 마을 재건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이 책의 주인공 토도 케이치는 도쿄의 사립대를 나와 도쿄 시내에 있는 가전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9년 전 자신의 고향인 코마타니로 돌아왔다.
그럭저럭 큰 회사였던 가전회사에 입사를 한 후 그는 잔업과 휴일 출근, 회식 자리의 술로만
지나가는 매일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가 이 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3년 몇 개월 동안 과로사로 세 사람이나 죽어 나갔고,
부서내 거의 전원이 신경성 위궤양이나 원형탈모증을 앓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그는 입사 동기 중 한 명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전직을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망쳐 가면서까지 해야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던 때에 마침 공무원시험에 합격을 하고 케이치는 미련없이 고향행을 선택한다.
그전 직장보다 월급이 많지 않고, 일에 있어서의 성취감이 크지는 않지만
그는 출세 경쟁에 시달리지도 않고, 5시 칼퇴근을 할 수 있으며, 웬만해선 짤릴 염려가 없는
지방공무원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보다 더 듬직한 아내와 귀여운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던
케이치는 어느날 페가수스 리조트 개발로 파견을 가게 된다.
그리고 시장이 직접 설치를 결정한 특명 팀 '아테네 마을 재건 대책실'이
바로 그가 이제부터 일을 하게 될 신설 부서이다.
이제부터 케이치는 괴짜같은 실장 탄바를 비롯해서 일에 있어서 특별한 의욕이나 의지가
전혀 없는 다섯 명의 멤버들과 함께 적자 행진을 하고 있는 '아테네 마을'이라는 테마파크의
재건을 위해 뛰어야 한다.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제대로 된 팀원까지 없는 상황 속에서 소심남 케이치는
빚더미에 앉은 놀이공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 모처럼만에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회전목마처럼 항상 같은 자리를 맴도는 인생을 살아오던 공무원 9년차 토노 케이치,
그는 팀원들을 변화시키고 '아테네 마을'의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상적인 직업으로 생각하는 공무원들의 일상을 엿 볼 수 있는 책이여서
난 이 책 <회전목마>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살짝 비틀면서 그 속에 감동과 웃음을 버무려 내는 저자 오기와라 히로시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토노 케이치의 위험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라면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모험을 감행하는 그의 용기가
회전목마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