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사랑해
도리스 클링엔베르그 지음, 유혜자 옮김 / 숲속여우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화는 <백설공주>와 <신데랄라>였다.

계모에게 온갖 구박을 받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아름다운 주인공들의 모습은

어린마음에도 너무 불쌍했고 안쓰로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난의 화살은 계모에게 돌아갔고 계모란 다 악독하고 표독스러우며

다른 사람 앞에서는 잘해주다가도 안보이는 곳에 가면 못살게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낳은 자식과 차별을 한다는 인상이 깊이 박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고대소설 <장화홍련전>에서도 못된 계모때문에 결국 목숨까지 잃고 마는

불쌍한 두 자매가 등장한다.

솔직히 의붓어머니를 지칭하는 계모라는 단어 자체도 안좋은 의미로 느껴진다.

수많은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심지어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까지 계모들은 대부분

악랄하게 그려지고 있으니 아마도 이런 이미지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박혀

지금까지도 고정관념으로 작용하고 있는듯 하다.

한번 고정된 이미지는 바꾸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런 사회적 고정관념과 핏줄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재혼이나 입양 등과 관련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때는 우리나가 아이수출국 1위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을 정도로

많은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낸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국내 가정에 입양이 되는 아이들보다 해외 가정에 입양이 되는 아이들의 수가 더 많으니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현실을 어둡기만 하다.

아이를 입양하는 일은 너무나 큰 일이다.

특히 입양에 대한 시각이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이를 입양했다가 오히려 그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주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사랑은 그 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바로 이 책 <엄마가 사랑해>는 일깨워주고 있다.

<엄마가 사랑해>는 스위스의 이름 있는 공예 작가이던 저자 도리스 클링엔베르그가

1975년 한국 아이를 입양하고 나서 첫 2년간 겪은 일을 적은 일기이다.

첫째 아이 라아스가 있었지만 5년 동안이나 둘째 아이를 기다리다가 아이가 생기지 않자

고민끝에 저자는 입양을 결정하게 된다.

입양기관을 통해 웅을 알게된 저자는 입양을 결정하지만 18개월이라는 기다림 끝에서야

드디어 웅과 만나게 된다.

영양실조 등으로 인한 질병 때문에 웅의 몸은 좋지 않았고

그렇게 그들의 첫 만남은 밝고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또 다시 버림받을까봐 늘 두려움에 떠는 한국의 조그만 아이 웅과 저자가

진정한 가족이 되기위해서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때론 가슴 아프게, 때론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여러가지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먹을것에 심하게 집착하는 웅(대부분의 입양아가

이런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웅으로 인해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큰 아들 라아스 등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으며 이 가정은 성장해나간다.

이 책은 국경과 인종을 넘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여주면서

입양과 가족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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