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국내에 가장 많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라고 하면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닐까 싶다.

엔지니어로 근무를 하는 와중에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한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자신의 데뷔작인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며 전업작가가 된다.

그는 이후에도 <비밀>, <백야행>, <유성의 연인>, <용의자 X의 헌신>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늘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타고난 이야기꾼임에 틀림이 없다.

가벼운 주제를 담고있든, 무거운 주제를 담고있든 무엇보다 그의 작품은 재미가 있다.

한번 손에 잡으면 막힘없이 끝까지 읽어 나가게 된다.

수많은 소재와 사건들, 그리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품 속에서 20년이 넘게 성장시켜 오고 있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가가 교이치로'이다. 

난 <붉은 손가락>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가가 형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뛰어난 관찰력과 직감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도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는

어느 누구보다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아마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이런 가가 형사의 매력에 매료되어 그를 이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이나 탄생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가가 형사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마지막까지 범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일본에서 출간될 당시에 출판사가

수많은 독자들의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가 되었을 정도로 큰 충격을 준 작품이다.

생각해보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는 제목이 스포일러인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도요하시 경찰서 교통과에서 근무를 하고 형사 이즈미 야스마사는 어느날 동생으로부터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농담이라고 하며 웃어넘기고 곧 집에 내려가겠다는 동생은 주말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는다.

연락이 되지 않는 동생이 걱정되서 야스마사는 도쿄에 있는 여동생의 집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버린 여동생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가지 증거들을 통해 사건을 추적하는 능력이 뛰어난 야스마사는 여동생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범인을 향한 혼자만의 복수를 계획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겨진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소노코는 야스마사에게 있어서

여동생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형사가 아닌, 사랑하는 여동생을 잃은 오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야스마사의 비통한 마음이

너무 절실하게 다가와 작품을 읽는 내내 솔직히 범인을 잡아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가가 형사 보다도 야스마사의 개인적인 복수에 응원을 보내기도 하였다.

책을 다 읽고, 책 맨 마지막 부분에 실려있는 봉인되어 있던 추리 안내서를 읽고도

범인이 누구인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몇 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모른다.

이 무더운 여름밤, 히가시노 게이고와 펼치는 추리게임에서 

과연 승자가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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