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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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라는 가사가 등장하는 노래

'우리의 소원'을 기억하는가.

어렸을때만 해도 이 노래를 곧잘 따라 부르곤 했다.

어린시절의 난 통일이란 꼭 되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린 아이들에게 통일을 해야 할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안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북한은 가난하니까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가 힘들것이다 등등 통일을 반대하는 이유도

우리때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다.

예전에는 통일에 대해서 무조건 해야만 하는것이라고 감정적으로 강요를 했던 점이

없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런것들이 많이 사라진듯하여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난 통일이란 언제가 되었든 꼭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한사람이므로

통일을 봐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싸늘해진듯 하여 안타깝다.

<국가의 사생활>은 바로 이런 나의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 책의 배경은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흡수통일한 이후

5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2016년 서울이다.

가상의 대한민국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나역시 통일 된 후의 우리나라의 모습에 대해서 상상을 해본 적이있다.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통일을 맞이한 독일을 보면서

우리의 38선은 언제쯤 무너질지 상상해 보았다.

나의 상상속에서 통일 후의 대한민국은 처음엔 경제력, 문화 수준 등

남북한의 너무 큰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만 점점 진정한 하나의 대한민국이 되어간다.

바로 나의 이런 핑크빛 상상과는 반대로 <국가의 사생활>속 대한민국은 통일이 된 후에도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휴전선이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 사이에 가로놓여져 있다.

시인으로 처음 등단을 하여 소설가로도 활동을 하다가 2008년에는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단편영화의 각본과 감독까지 맡은 이 책의 저자 이응준은

자신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이 책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다.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 책의 흡인력과 박진감은

흡사 한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아마도 언젠가는 이 책의 저자 이응준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국가의 사생활'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부패한 경찰의 횡포와 거대한 폭력 조직, 신종 마약의 유통 등 2016년 대한민국 서울의

밤거리는 폭력과 향락이 넘쳐흐르지만 또 그만큼 슬프고 처연하다.

주인공 리강은 인민군 출신 폭력 조직 내의 동료 림병모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상을

추적해나가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치밀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저자 이응준이 만들어낸 통일 후의 대한민국은 암흑 그 자체이다.

분달될 당시 남한과 북한은 둘 다 피해자였다.

그렇다면 2016년의 서울 현재, 피해자는 누구이고 가해자는 누구일까.

우리대에서가 안된다면 다음세대에서, 아니면 그 다음세대에서

언젠가는 남북한도 통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생각해봤을때,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준다.

언젠가 나의 후손들이 맞이할 통일 대한민국은 <국가의 사생활>속 대한민국의 모습과는

달라져 있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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