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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풍경 1 - 보나르 풍의 그림에 담긴 ㅣ 서정적 풍경 1
복거일 지음, 조이스 진 그림 / 북마크 / 2009년 3월
평점 :
어린시절 부모님께서는 날 절이나 박물관에 자주 데리고 가셨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놀이동산 같은 곳에 가지 않고 재미도 없는 이런곳에 데리고 가시는
부모님이 밉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어린시절의 이런 추억들이
날 좀더 감성적으로 만들어 준것 같아서 고맙기만 하다.
박물관 등에 가기만 하면 몸을 배배 꼬면서 빨리 나가자고 부모님을 졸랐던 어린시절에도
아름다운 그림이나 조각품, 고즈넉한 사찰의 풍경 등은 아름답게 보였다.
이런 아름다움들이 나의 기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경험이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며 어느 정도 인생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된 요즘은
좋은 그림을 보거나 멋진 풍경 등을 보게 되면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것 같다.
좀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햇살 좋은날 등산을 하면서 시나 소설 등을 지어 보기도 하고,
유명 화가들의 특별 전시회 등에 찾아가서 그림을 보며 어떤 마음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지
상상해 보기도 한다.
<서정적 풍경, 보나르 풍의 그림에 담긴>은
그림과 시, 수필을 함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책의 제목만큼이나 이 책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작품이다.
소설가이자, 시인 그리고 사회 평론가인 이 책의 저자 복거일은
<서정적 풍경, 보나르 풍의 그림에 담긴>을 통해 독자들을 문학으로의 여행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 책 속에는 그의 수필과 함께 휘트먼, 윤동주, 서정주, 12세기 송나라때의 시인
육유 등에 이르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인들의 시가 소개되고 있다.
게다가 이런 수필과 시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피에르 보나르의 분위기가 어린 유화들은
독자들을 서정적인 풍경 속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피에르 보나르는 프랑스의 화가로 고갱의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
독특한 시각에서 잡는 기지적 구도로, 풍경, 멱감는 나부,
정물·사람이 모인 부드러운 실내정경 등을 소박하면서도 감미로운 정감으로 그려
높이 평가받고 있는 화가이다.
특히 60세 이후 부터는 선명한 명색의 조화를 추구하였으며, 독자적인 색채의 세계를 확립하여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었다.
<서정적 풍경, 보나르 풍의 그림에 담긴>을 읽으며 피에르 보나르라는 화가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어, 그의 그림은 인터넷에서 발견한 사진 몇 장이 내가 본 전부이지만,
이 책 속에 실려있는 삽화들은 보나르 풍의 그림을 완변히 재연해 놓은듯 하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저자의 따님이다 보니 저자의 글과
더욱더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저자가 책 머리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수필과 시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필과 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이 책에는 문학이 있고, 사랑이 있고, 사람이 있고, 자연이 있고, 인생이 있다.
직장에서 혹은 가정에서 지칠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필에서 가벼운 얘기를 듣고 시에서 그 얘기의 보편성을 느끼고 그림에 명상의 눈길이 머문
독자가 있다면, 나로선 큰 행운일 터라고 말하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