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의 비망록
주제 사라마구 지음, 최인자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만약에 이 세상 모두가 눈이 멀어 단 한 사람만 볼 수 있다면" 이라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많은 이슈와 관심을 모은 책 <눈먼 자들의 도시>는

주제 사라마구라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를 국내에 널리 알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눈먼 자들의 도시>가 너무 어렵게 다가왔다.

독자들에게 친절한 작가라고 할 수 없는 주제 사라마구의 글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헛도는 느낌이였다고나 할까.

반면에 1998년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수도원의 비망록>은

포르투칼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그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린 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난 <수도원의 비망록>이 그의 작품으로는 두번째로 읽은 책이였는데

비교적 술술 익히는 작품이였다.

그의 작품 중 유일한 사랑 이야기라는 <수도원의 비망록>은 전쟁에서 한 손을 잃은 발타자르와

마녀로 몰려 추방당하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재판에 와 있던 블리문다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영혼까지도 나누게 되는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두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니라

왕정과 교회,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극단적인 삶의 모습을 대비시켜 독자들에게

깊이있는 비판의식을 던져주는 주제 사라마구 특유의 작품의식을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발타자르와 블리문다 외에 이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르톨로메우 신부로 그는 신부이면서도 하늘을 나는 기계 파사롤라를 발명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이 기계가 작동이 될려면 '인간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하니

이 기계의 발명가가 신부인것을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그리고 거의 유일하게 파사롤라가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유명 음악가

스카르라티는 주앙 5세의 딸에게 하프시코드의 연주방법을 전수하는 것보다

하늘을 나는 기계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특이한 인물이다.

마침표와 쉼표 외에는 문장부호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저자 특유의 문체를 보완하여

출간된 이번 책은 처음에는 너무 생소해서 거부감이 드는것도 사실이였지만

읽다보면 더 편하게 읽히는 스타일이였다. 

판타지스러운 책 분위기 속에 신부, 음악가, 마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등장시켜

일반 시민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마프라 수도원의 건설을 배경으로

국민들을 핍박하는 왕정과 교회 대표들의 잔혹한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작품 <수도원의 비망록>은

나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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